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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재외국민 보호, 출국서 안전 귀국까지

[차관칼럼] 재외국민 보호, 출국서 안전 귀국까지
강인선 외교부 2차관
한 해에 3000만명 가까운 우리 국민이 해외에 나가는 시대이다. 지난해 출국자가 약 2870만명으로, 10년 전 약 1600만명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해외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외교부의 업무도 그만큼 크고 복잡해졌다.

외교부는 24시간 해외 사건·사고를 모니터링하는 상황실이 돌아가고 365일 영사콜센터를 운영하지만, 해외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신속하고 더 촘촘한 대응을 필요로 한다.

지난해에는 레바논 인근 지역 정세가 악화돼 우리 군 수송기를 급파해 우리 국민 97명을 안전하게 귀국시켰다. 갱단 폭동으로 치안이 불안해진 아이티에서는 현지 우리 국민들이 인근 도미니카공화국의 협조를 받아 대피하기도 했다. 대규모 소요사태가 난 뉴칼레도니아에서는 프랑스 정부의 협조 아래 우리 국민을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었다. 해외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영사업무는 이렇게 평소 다져온 외교가 큰 힘이 된다.

외국으로 나가는 우리 국민 수가 늘어나면서 맞닥뜨릴 수 있는 사건·사고도 다양해졌다. 기후변화와 자연재해, 새로운 감염병 등 이전과는 다른 규모의 위급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절도와 폭행 등 기존 범죄 외에 최근에는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취업사기 등 신종 범죄가 빈발하기도 한다. 이럴 땐 새로운 종류의 위험을 널리 알리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그래야 위험을 사전에 경고할 수 있고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낯선 외국에서 사건·사고를 겪게 되면 국내에서와는 차원이 다른 어려움에 부닥치게 된다. 외교부는 신속하고 촘촘한 안전망을 더욱 강화해 해외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우선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제도적·인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018년 5월 문을 연 외교부 해외안전상황실은 24시간 365일 해외 사건·사고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해외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 신고를 접수하기 전이라도 우리 국민의 피해는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다른 부처와의 협업도 중요하다. 외교부는 해외 위난상황 발생 시 재외국민 보호를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국방부, 경찰청, 해양경찰청, 소방청 등 유관 부처와 힘을 합하고 있다. 외국 정부는 물론 해외 구호기구 등과도 상호협력을 위한 약정을 체결해 유사시를 대비하고 있다.

해외에 나갔을 때 안전에 필요한 현지 정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외교부는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에 국가별 최신 안전정보와 사건·사고 발생 시 대응요령을 안내하고 있다. 또한 전 세계 어디든 인터넷만 연결되면 365일 24시간 상담할 수 있는 영사콜센터 무료전화앱과 여행 중인 국가의 최신 안전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는 해외안전여행 앱을 통합,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 세계 82개 재외공관에는 80여명의 해외 안전 담당 영사들이 배치돼 있다. 현장에서 영사조력을 더욱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재외공관이 없는 나라나 도움의 손길이 빠른 시간 내에 미치기 어려운 지역에선 영사협력원을 위촉하고 있다. 현재 93개국에 220여명의 영사협력원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함께 뛰고 있다.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와 앱을 통해 최신 안전정보를 확인하고, 도착지에서 휴대폰을 켜면 받는 해외안전정보 문자메시지 내용을 꼼꼼히 읽기를 부탁드린다. 유사시를 대비해 현지 공관의 긴급연락처와 영사콜센터 번호(82-2-3210-0404)를 미리 저장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외교부는 우리 국민이 출국해 안전하게 귀국할 때까지 든든한 보호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인선 외교부 2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