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

"남녀노소 구름같이 몰렸다" 다이소, '이것' 팔자 품절까지[르포]

"남녀노소 구름같이 몰렸다" 다이소, '이것' 팔자 품절까지[르포]
지난 1일 다이소 홍대2호점 건강기능식품 매대 앞에 고객들이 몰려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남녀노소 구름같이 몰렸다" 다이소, '이것' 팔자 품절까지[르포]
지난 1일 다이소 홍대2호점 건강기능식품 매대 앞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계속 팔았으면 좋겠다. 떨어지기 전에 얼른 사야겠다."
지난 1일 오후 2시께 서울 마포구 다이소 홍대2호점 5층 건강기능식품(건기식) 매대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최근 출시한 다이소 건기식이 입소문을 타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면서 이날 방문한 손님들은 연령대와 성별,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다양했다. 중장년층을 비롯해, 아이를 데리고 나온 40대 부부, 20대 남학생과 30대 여성, 일본인과 백인 여성들까지 건기식을 하나둘씩 집어갔다.

특히, 약사업계가 반발해 일부 제품이 철수한다는 소문이 전해진 탓인지 품절 전에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많았다. 일부 제품은 일찍 동이 나며 품절현상도 빚었다.

㈜아성다이소에서 운영하는 균일가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지난 24일부터 대형 제약사와 협업해 건기식 30여종을 3000원과 5000원이라는 균일가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웅제약, 일양약품, 종근당건강은 비타민C, 비타민D, 루테인, 오메가3 등 건강 제품을 공급했다.

홍대2호점에서 만난 40대 정호근씨는 "지방에 계신 아버지께서 집 근처 다이소엔 건기식이 없다며 사다 달라고 해 찾아왔다"고 했다. 일본인 이즈미씨(25)는 "X(옛 트위터) 일본인 계정에서도 유명해서 사러 왔다"며 "평소 비타민을 먹는데 싸고 좋다고 하니까 한번 사보고 싶었다"고 했다. 특히 성분이 비교적 우수해 SNS에서 화제가 된 일양약품의 '올데이 비타민D 2000IU' 제품은 일찍 완판된 상태였다.

다이소 건기식은 저렴한 대신 기존 제품과 다른 성분을 이용하고 함량도 낮췄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박모씨(60)는 "코스트코에서 영양제를 사먹었다는데 여기 와보니 정말 싸다"며 아연망간, 쏘팔메토, 비타민C, 콘드로이친 등 12개 제품을 장바구니에 쓸어 담았다. 총 5만4000원이 들었다. 박씨는 "장모님과 식구들에게 하나씩 사다 줄 생각"이라고 했다. 제품의 성분과 함량이 일반 약품과 다르지 않냐고 묻자 "그래도 유명 제품인데 믿을만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최저가 균일가 매장인 다이소를 통해 건기식에 도전하려는 젊은 소비자들도 나타났다. 서모씨(33)는 "가격이 싸니 시험삼아 먹어보고 좋으면 해당 제약사 제품을 찾아볼 것 같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비싼 건기식을 이번 기회에 접할 수 있어 문턱이 낮아진 셈"이라고 했다. 이어 "소비자의 선택권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약사업계의 반대가 달갑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인근 약국들도 다이소 건기식에 대한 반발은 낮아 보였다. 약국들은 건기식이 주요 수입원이 아니다 보니 다이소의 시장 진출에 영향은 거의 없다는 반응이다. 5년차 약사 A씨는 "약국도 도매로 건기식을 들여오는 게 아니여서 공급가가 비싸고 다이소 제품과 성분·함량도 다르다"며 "무엇보다 약국보다 온라인 구매가 더 싸서 어차피 저렴한 건기식을 사려는 고객들은 약국을 찾지 않는다"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