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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기아!" 스페인 톱 찍은 EV3 이어 EV2·4도 기대감 [르포]

바르셀로나 딜러점 가보니
"가족 함께 4번째 기아 구입" 인기
EV3, 스페인 전기차 판매 1위 기염
‘테니스 스타’ 나달 마케팅도 한몫

"전기차는 기아!" 스페인 톱 찍은 EV3 이어 EV2·4도 기대감 [르포]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테라사 지역에 있는 기아 공식 딜러점인 '기아 인테그랄 카' 입구에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인 라파엘 나달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나달은 기아의 글로벌 홍보대사다. 사진=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바르셀로나(스페인)=조은효 기자】 "그간 폭스바겐을 탔는데, 가족들의 권유로 이번에 기아로 바꿉니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테라사 지역에 있는 기아 공식 딜러점인 '기아 인테그랄 카'. 스토닉 하이브리드를 구매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후안 씨(75)는 "이미 가족들이 기아 스포티지와 리오, 니로를 타고 있다"며 "가족 전체로는 4번째로 기아를 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자가 탈 수 있게 유지비도 저렴해서, 경제적이면서도 실용적"이라고 했다. 기아는 스페인 신차 시장에서 도요타의 뒤를 빠짝 쫓으며 2022년과 2023년 각각 연간 6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2, 3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스페인은 영국, 독일에 이어 기아 유럽시장 중 세 번째로 판매량이 많은 곳이다. 2004년 처음 스페인 판매법인을 설립한 기아는 올해 스페인에서 스포티지 등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량, 전기차를 합쳐 누적 90만대(지난해 86만대)돌파를 전망하고 있다.

"전기차는 기아!" 스페인 톱 찍은 EV3 이어 EV2·4도 기대감 [르포]

■EV3 1위 돌풍… "EV2, 10만대 간다"

지난달 초에는 스페인 현지 딜러업계가 술렁거렸다고 한다. 기아 전기차 EV3가 BYD의 돌핀, 다치아의 스프링을 제치고, 1월 스페인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1위에 오른 것이다. 기아 송호성 사장은 "스페인 판매 법인의 분위기가 매우 고무적이다"라고 전했다. 알바로 가르시아 콘데 기아 스페인법인 제너럴 디렉터는 "전기차라고 하면 '기아'라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기아 스페인의 딜러 개발 총괄 매니저인 에두아르도 모자스도 "보조금 중단에도 불구하고 기아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인 EV3의 엄청난 인기 덕분에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V3는 지난 1월 네덜란드에서도 판매 1위 전기차 모델에 올랐으며,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도 2위를 기록하는 등 판매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차는 기아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기아는 지난 2014년 쏘울 EV, 2019년 니로 EV를 시작으로 유럽에 전기차를 투입했다. 이어서 EV6(2021년), EV9(2023년), EV3(2024년)가 연이어 출시했으며, 올해는 EV4와 PV5, 내년에는 유럽전략모델인 EV2를 스페인 등 유럽 전역에 배치한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총 15개 EV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전날 송호성 사장은 "유럽에서만 EV2 10만대는 그냥 갈 수 있다(팔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라파엘 나달과의 21년 ‘의리 마케팅’

스페인 시장에서 기아가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의리 마케팅'이다. 아구스티 가르시아 살라 기아 인테그랄 딜러점 사장은 "기아라고 하면, 우선 '젊다'는 이미지, 그 다음으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바로 '라파엘 나달'"이라고 설명했다. 라파엘 나달은 프로 남자테니스에서 단식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22회나 차지한 세계적인 선수다. 기아는 지난 2004년 나달이 큰 부상을 입고 테니스를 그만둬야 할 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그의 가능성을 믿고 선뜻 10년 장기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나달 역시,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가 된 후에도,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스폰서십 제안을 거절하며 기아와 의리를 지킨 것으로 유명하다. "라파엘 나달과 오랜세월 의리를 지키며, 함께 성장해왔다"는 인식이 현지에 파다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은퇴한 나달은 현재 개인적으로 EV9를 소유하고 있으며 가장 좋아하는 차로 꼽고 있다.

ehcho@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