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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해외 출장’ 구광모 "성장 잠재력 큰 인도서 지위 확고히"

뉴델리 LG전자 노이다 공장 등
나흘간 현지사업장 돌며 현장경영
내년 진출 30년에 "새 30년 도약"
IT·R&D 인재, 인도 중요성 강조

‘올해 첫 해외 출장’ 구광모 "성장 잠재력 큰 인도서 지위 확고히"
구광모 LG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달 말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 소재, LG 소프트 인디아 법인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연구소를 찾아 설명을 듣고 있다. LG제공
"지금이 지속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다."

구광모 LG 회장이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인도를 찾아,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을 비롯해 '1등 지속 전략' 마련을 지시했다. 세계 5대 경제대국이자 1위 인구대국인 인도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다. LG그룹 총수의 인도 방문은 지난 2004년 구본무 선대회장 이후 20년 만이다.

4일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인도 벵갈루루 소프트웨어연구소, 뉴델리 LG전자 노이다 공장 등을 방문했다. LG관계자는 "구 회장이 올해 첫 출장지로 인도를 정한 것은, 성장 잠재력이 큰 인도에서 시장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1등 전략 찾아라

구 회장은 LG전자 노이다 공장에서 "경쟁기업들을 앞서 나가기 위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몇 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 및 1등 전략을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내년 인도진출 30년을 언급하며 "새로운 30년을 위한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이어 뉴델리 LG브랜드샵, 릴라이언스 등 유통 매장을 찾아, 인도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 라인업을 강조했다. 이를테면, 채식인구가 많다는 점을 반영, 냉동실을 냉장실로 바꿔 사용할 수 있는 냉장고 등이다.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로 이동한 구 회장은 LG 소프트 인디아 법인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연구소에서 글로벌 R&D 전략을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특히, 인도의 IT, R&D 인재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인도 소프트웨어연구소는 현재 2000여명의 현지 개발자가 근무하고 있다. LG가 해외에서 운영하는 연구소 가운데 베트남 R&D법인(차량용 SW 솔루션 등 개발)과 함께 규모가 가장 크다. 구 회장은 현지 연구원들과 만나 "인재 확보 측면에서 인도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레드시어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인도시장에서 세탁기 점유율 1위(33.5%), 냉장고 1위(28.7%), TV 1위 (25.8%)를 기록했다. LG전자 인도법인 매출액은 지난 2018년 2조4703억원에서 2023년 3조39억원으로 5년새 33.6%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3조7910억원이었으며 331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내년 인도 진출 30년

LG는 지난 1996년 인도 소프트웨어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LG화학(1996년), LG전자(1997년), LG에너지솔루션(2023년) 등 주요 계열사들을 잇따라 진출시켰다. 내년이면 인도 진출 30년이 된다. 새로운 30년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LG의 판단이다.

LG전자는 현재 수도권인 노이다와 중서부 푸네에서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인도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해 동남부 안드라 프라데시 지역에 새로운 생산시설 설립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산업발전을 위한 주요 거점 3개 축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가전뿐 아니라 배터리, 화학, 에너지 분야에서도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올해 신규 공장을 가동하며 고성장 중인 인도 석유화학 시장에 대응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초기 단계인 인도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 해 나가고 있다.

한편, 구 회장은 인도 일정을 마친 후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주요 거점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이동해 중동 아프리카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