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등 밀리며 1위자리 위협
기술팀 위주로 전환배치 착수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인력 일부를 메모리로 옮기는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에서 밀리며 삼성전자가 주춤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내부 인력을 이동시켜서라도 '메모리 구하기'에 총력을 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평택 캠퍼스 내 파운드리 인력을 메모리로 전환 배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팀 엔지니어들은 반도체 제조공정 개선 및 최적화나 불량분석 및 수율개선 등을 담당 중이라 메모리 사업에서도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연초부터 다시 평택 파운드리 인력이 메모리로 전환배치될 것이란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공정 및 설비 엔지니어 등 기술팀 위주로 이동이 진행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전환배치는 파운드리 수익성을 해치지 않는 '적절한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최근 파운드리 사업에서 4나노미터(1㎚=10억분의 1m) 등 선단공정의 수율을 개선하며 성과를 내고 있어 대거 이동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삼성전자 내부 관계자는 "최선단, 선단, 레거시 공정 어느 한 곳에서 인력이 많이 빠지면 현재 내고 있는 수익성에 타격이 갈 수밖에 없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메모리, 파운드리에서 모두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D램 등 '메모리 1위' 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4분기에 전 분기 대비 5.1% 증가한 매출 112억5000만달러(약 16조2000억원)를 기록하며 1위 D램 공급업체 자리를 유지했다. 다만 시장점유율은 3·4분기 41.1%에서 4·4분기 39.3%로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PC와 스마트폰의 재고 영향으로 D램 출하량이 감소했고, 지난해 말에야 HBM 출하를 집중적으로 시작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5세대 HBM인 HBM3E의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104억6000만달러(약 15조원) 매출을 기록하며 전 분기 대비 16.9% 성장했다. 시장점유율도 34.4%에서 36.6%로 상승하며 삼성전자와 격차를 줄여나갔다. 3위인 마이크론은 64억달러(약 9조2249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점유율 22.4%를 차지, 점유율이 전 분기 대비 0.2%p 상승했다.
임수빈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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