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0억 신화 김다인 다이닛 대표
다이닛 출시 한달만에 10억 ‘잭팟’
'마뗑킴’보다 성장 빨라 해외서 주목
소비자 반응, 제품에 즉각 반영해
작년 매출 100억, 올해는 두배로
김다인 다이닛 대표가 최근 서울 성동구 다이닛 본사에서 진행한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K패션', 'K뷰티'는 K팝에 이어 독보적인 감각과 뛰어난 제품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무한확장하고 있다. 브랜드 콘셉트부터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 소비자와의 소통까지 한 땀, 한 땀 켜켜이 쌓아 올려 작지만 강한 브랜드들이 국내와 동시에 해외에서도 빠르게 사랑받으며 한국경제의 미래 자산이 되고 있다. 자신만의 철학과 독창성으로 전 세계를 무대로 '한국형 스타일'을 확산시키고 있는 신진 뷰티·패션 브랜드들의 스토리를 전한다.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10억원 달성. 무신사 입점 첫날 억대 매출 기록. 무신사 편집숍 29CM 입점일 하루 매출 7억원 돌파.
김다인 다이닛(DEINET) 대표가 브랜드 론칭 1년 만에 이룬 성과들이다. 9년 만에 '매출 1000억 브랜드'가 된 마뗑킴보다 훨씬 빠른 속도다.
지난달 25일 서울 성동구 다이닛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월 매출 10억원, 일 매출 1억원을 찍은 날 등 모든 기억들이 피부에 남아있다"며 "기교 부리지 않고 열심히 한 만큼 브랜드가 잘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다이닛은 마뗑킴을 만든 김 대표와 올리비아로렌으로 대표되는 세정그룹의 박이라 오뷔엘알(OVLR) 대표가 함께 만든 브랜드다. 김 대표의 이름을 독일식으로 표기한 '다인(DEIN)'에 '그리고(&)'를 뜻하는 'ET'를 더해 '다이닛'이라는 브랜드명이 탄생했다.
■24시간 고객소통이 성공 핵심
다이닛은 9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마뗑킴을 만든 김 대표가 만든 브랜드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김 대표는 이른바 '고졸 신화'로 동대문에서 사입한 옷을 블로그마켓에서 팔기 시작하면서 패션업계에 발을 들였다.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며 '내 꿈은 뭘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다 나온 답이 패션이었다. 평소 집에서도 멋드러진 스카프를 두르거나 가죽 재킷을 입고 있었던 스타일리시한 어머니 영향을 받았다.
블로그마켓의 '소통 경험'은 마뗑킴에서 다이닛까지 이어지는 브랜드 경험에 가장 큰 자산이 됐다. 김 대표는 "혼자 하던 블로그마켓이다 보니 사실상 24시간 고객서비스(CS)가 열려 있었다"고 했다. 옷을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무엇 때문에 옷을 샀느냐"고 물었다. 그는 "브랜드를 키울 때 멋있는 것만 하지 않았다"며 "철저하게 고객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매일매일 소통하면서 방법을 찾아나갔다"고 기억했다.
김 대표는 지금도 고객이 보낸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메시지)을 빼놓지 않고 읽는다. 김 대표는 "다이닛의 제품을 산 고객이 어떤 옷을 입는지, 어떤 스타일인지까지 분석한다"고 했다. DM의 '무물(무엇이든 물어보세요') 기능을 활용해 새로운 아이템에 대한 피드백도 모두 살피고 반영한다. "소비해 주는 고객이 있어야 회사가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는 당연한 믿음은 트렌드를 순간순간 파악하는 성실함의 원동력이 됐다.
김 대표는 다이닛이 사랑받는 이유도 '즉각적인 반응'에서 찾았다. '바지 끈 포인트는 세탁할 때 많이 풀어져서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구체적인 요구부터 가방의 무게감은 어떤지, 수납력은 어떤지 등 Q&A 게시판엔 다양한 질문들이 올라온다. 이미 블로그마켓 시절부터 몸에 밴 소통 습관이 다이닛에서도 고스란히 발휘되고 있다. 그는 "어제와 오늘 감정이 다르고, 어제 사고 싶었던 물건 대신 다른 사람이 하고 있는 걸 갖고 싶어지는 트렌드 변화의 속도에 맞춰 순간순간의 니즈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이런 고객들의 피드백이 반영되면서 옷이 완성되는 것 같다"고 했다.
■"알아서 입소문나는 브랜드 목표"
김 대표가 꼽는 잘되는 브랜드는 '알아서 입소문 나는 브랜드'다. "누군가 입고 있거나 들고 있는 걸 봤을 때 '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고객들이 원하는 포인트를 최대한 많이 녹여내고, 최대한 좋은 가격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면 알아서 입소문이 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이닛은 올해 2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브랜드를 다루는 패션 매거진 '하입비스트' 인터뷰도 진행했다. 1980년대 일본 1세대 디자이너 브랜드 호황기를 이끈 요지 야마모토 같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들이 소개되는 곳이다.
그는 "오히려 외국에서 먼저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며 "지난 1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며 '우리 정말 열심히 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 매출 100억원 가량을 달성한 다이닛의 올해 목표는 200억원 돌파다. 김 대표는 "좋아하는 걸 잘할 수 있는 건 대단한 축복"이라며 "자식만큼 소중한 브랜드를 우리나라 대표 브랜드로 키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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