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

'팔자세'에도 외국인, 인터넷·방산주 담았다

'팔자세'에도 외국인, 인터넷·방산주 담았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들어 순매도세를 고집하고 있는 외국인이 유독 인터넷과 방위산업 관련 종목은 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이 순매수한 1위와 3위 종목에 네이버와 카카오가 나란히 올랐다. 두 자릿수 수익률로 가파르게 상승 중인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등 종목도 큰 비중으로 사들였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한 달(2월 6일~3월 6일)간 국내 주식시장에서 4조 770억원을 순매도했다. 2월 6·11·12·19일 단 4거래일을 제외하고 꾸준히 내다 팔았다. 구체적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3조2582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8188억원어치 내놓으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인터넷 업종에 베팅이 뚜렷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 1위는 2390억원어치를 사들인 카카오였다. 또 NAVER도 1919억원어치 사들여 순매수 3위에 이름 올렸다.

인터넷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똥을 피해 갈 대표 업종으로 꼽힌다. 오히려 딥시크 여파로 저비용 고성능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NAVER의 경우 국내 최대 검색 플랫폼으로 압도적인 일반 검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카카오는 플랫폼 중에서도 가장 다변화된 B2C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로 AI 에이전트와의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NAVER와 카카오의 AI 사업화가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며 "전략의 차이는 있지만 2025년이 AI 서비스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외국인은 방산주도 대량 매집했다.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3개 종목이 방산 관련이었다. LIG넥스원(2298억원·2위), 한국항공우주(1218억원·5위), 현대로템(896억원·9위) 등이다.

방산 분야는 최근 유럽 방위비 증가와 러우전쟁 종전 논의 모멘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러우전쟁이 끝나더라도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는 국방력 강화를 위해 관련 예산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미국의 러시아 옹호에 반감을 품은 유럽 국가들은 '미국 없는 안보'를 위해 자체 펀드 결성을 논의 중인 상황이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해 국내 방산주는 최근 폭발적으로 뛰고 있다.
LIG넥스원은 지난 6일 종가 32만500원으로 한 달 전(24만9000원)에 비해 무려 7만1500원(28.71%) 올랐다. 같은 기간 한국항공우주는 46.08%, 현대로템은 45.34% 상승했다. 외국인 순매수 순위권에 들지 못했지만 방산주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무려 68.45% 급등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