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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천태만상]"직원 고용, 월 379만원 드는데...순수익 내려면 연매출 3억 늘어야"

[자영업자 천태만상]"직원 고용, 월 379만원 드는데...순수익 내려면 연매출 3억 늘어야"
텅 빈 서울시 내 어느 한 가게 모습.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생계형 자영업자 사이에서 홀로 사업장을 운영하거나, 가족 사업으로 전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저임금, 플랫폼 수수료, 월세, 공과금, 재료비 등은 천정부지로 오르는 반면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어서다. 자영업자들은 직원 1명을 고용할 바엔 내가 일을 더 한다는 하소연이 느는 추세다.

8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무서워서 직원 쓰기 힘들어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매출은 조금씩 오르는데 무서워서 직원을 못 쓰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1명의 직원을 고용하려면 최저임금 1만30원을 고려, 아무리 적게 줘도 월 300만원은 줘야한다"며 "4대보험, 퇴직금 주휴수당, 복리후생 등까지 합치면 월 400만원 이상의 지출이 나간다"고 말했다.

일 8시간, 주 5일의 월 근로시간은 주휴시간 35시간을 포함해 209시간이다. 최저임금을 고려하면 예상월급은 209만6720원이지만, 유연한 근무시간이나 부수적인 조건 등이 더해질 경우 인건비 지출은 이보다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월 300만원 기준 연봉이 3600만원이라고 가정하고 챗GPT에 물은 결과, 주 40시간 기준 연간 인건비는 약 4548만원 수준이었다. 4대 보험 사업주 부담금 648만원, 퇴직금 300만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연장, 휴일, 야간 수당, 식대 교통비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월로 환산 시 평균 인건비는 379만원이다.

A씨는 "연 매출 5~6억원 해 봐야 세금 떼고 카드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떼고 비용을 제하면 밥 먹고 사는 수준 이상 되기 어렵다"며 "직원 쓰면 월 400만원을 더 벌어야 하는데, 순수익 400만원을 벌려면 연 매출이 3억원이 늘어야 한다"고 푸념했다.

다른 게시글 작성자 B씨는 배민1에서 1만7000원어치 음식을 판매할 경우 입금 내역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판매액 1만7000원에서 중개이용료 1326원, 배달비 3000원, 결제정산수수료 238원, 부가세 457원을 차감해야 한다. 결제정산수수료의 경우 결제방식, 매출구간 등에 따라 조금씩 상이하다. 그렇게 손에 쥐는 금액은 1만1979원. 인건비, 월세, 공과금, 세금은 제하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대체로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 C씨는 "예리한 분석으로 현재 구조상 자영업은 고생만 한다"며 "매달 4대 보험료 나가는 건 덤"이라고 말했다. 누리꾼 D씨는 "음식점을 하는데 사람 하나 더 쓰는 것보다 차라리 월요일 휴무가 낫다"고 했다. 누리꾼 E씨는 "재료비 차감 전에 이렇게 빠지면 남는 게 있냐"고 답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