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해외 법인 매각 등 적극 나서
석화업계, 중국산 범용재 공습..."안되는 것 빨리 접자"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국내 철강 및 석유화학 업계가 업황 부진 장기화 속 '몸집 줄이기'에 한창이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 미국 관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비수익 자산을 매각해 재무건선성을 높이는 한편 인력 구조조정도 이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저수익 사업 정리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61개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1조5000억원의 추가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스테인리스를 제조하는 중국 장쑤성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2차전지 양대 부문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0% 가깝게 줄어들면서 내린 특단의 조치다.
이미 포스코 그룹은 지난해 파푸아뉴기니 중유발전 법인, 동서울지하도로, 중국 지역 서비스센터, KB금융주식 등을 매각한 바 있다. 지난해 45건의 사업 및 자산을 매각해 확보한 금액은 6625억원에 달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베이징법인과 충칭법인을 매각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중국 내 판매 실적이 저조하자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아울러 현대제철 포항2공장의 제강·압연 공정을 기존 4조2교대 체제에서 2조2교대로 축소 운영하기로 하면서, 지난달 포항 자회사인 현대IMC의 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기도 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어려운 시기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지가 앞으로의 10년 이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수요 부진이 장기화된다면 중장기적으로 국내 산업 개편도 더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석화업계도 안되는 사업은 빨리 접자는 판단 하에 자산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산 수요 부진과, 중국의 공격적인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이 겹친 영향이다.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졌던 롯데케미칼은 지난 2월 파키스탄 소재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생산 판매 자회사인 LCPL 보유지분 75.01% 전량을 파키스탄계 사모펀드 투자회사인 API와 아랍에미리트 석유 유통 회사인 몽타주 오일 DMCC에 매각하기로 했다. 상반기 내 거래를 마치고 약 979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회사 LUSR를 청산한 바 있다.
효성화학도 작년 말 특수가스사업부를 9200억원에 효성티앤씨에 매각했다. 확보한 매각 대금은 효성티앤씨와 협력해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제품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첨단소재사업본부 생산기술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정보기술(IT) 소재 부문 매각과 관련한 인원 조정 차원에서 이뤄졌다. 아울러 LG화학은 여수NCC 2공장 매각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 과잉 및 경기 침체로 업황 회복 시점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가격 경쟁력을 잃은 사업은 정리하고, 고부가가치로의 전환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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