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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국내 아파트값 1위 탈환… 원조 부촌 '압구정의 힘'

2월 기준 3.3㎡당 1억2128만원
신흥 부촌 반포는 2위로 밀려나
재작년 2~5구역 신통기획 확정
재건축 탄력에 당분간 독주 전망

단숨에 국내 아파트값 1위 탈환… 원조 부촌 '압구정의 힘'
원조 부촌인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이 결국 국내 아파트값 1위 자리를 꿰찼다. 재건축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신흥 부촌으로 부상한 서초구 반포동을 앞서며 명실상부한 대표 부촌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압구정동의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일 파이낸셜뉴스가 부동산R114에 의뢰해 지역별 3.3㎡당 아파트값을 조사한 결과 올 2월말 기준으로 압구정동이 반포동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3.3㎡당 시세 기준으로 압구정동은 1억2128만원, 반포동은 1억1782만원을 기록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2021년~2023년에는 반포동이 부촌 1위에 이름을 올렸다. 3.3㎡당 첫 1억원 거래 기록을 갖고 있는 '아크로리버파크'를 비롯해 '래미안원베일리' 등 재건축으로 들어선 신축 단지들이 신흥 부촌로 탄생하게 했다. 한강벨트와 재건축을 무기로 반포동 아파트값은 지난 2023년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3.3㎡당 평균 1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당시 압구정동은 만년 2위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3위인 개포동과 잠원동에도 역전 당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을 정도다.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압구정동의 위상도 예전만 못하게 된 것이다.

압구정동의 추격은 지난 2023년 7월부터 본격화 된다. 당시 서울시가 압구정 2~5구역 재건축 신속통합기획을 확정했다. 재건축이 탄력을 받으면서 원조 부촌의 위상을 찾아가게 된 것이다. 압구정동은 지난 2024년 반포동을 따돌렸고, 1위 자리에 올라서며 국내 대표 부촌으로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압구정동의 최대 장점은 따라올 수 없는 '입지'다. 전문가들은 압구정동 독주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압구정동 만한 입지를 갖고 있는 곳이 대한민국에는 없다"며 "시공사 선정, 사업계획인가, 입주 등 재건축 단계마다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압구정동은 재건축 재테크 끝판왕으로 불리는 곳"이라며 "미래가치를 생각하면 독주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압구정동 부상으로 '부의 대이동'이 시작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 교수는 "반포동은 나름 장점이 있어 부자들이 압구정동으로 이동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용산구 등 강북과 도심 초고가주택 거주자들은 압구정동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물론 변수는 있다. 정책변경 등으로 재건축이 다시 답보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재건축 추진 속도가 압구정 집값의 핵심 변수이다"고 말했다.

한편 압구정동과 반포동이 1위와 2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3위는 잠원동, 4위는 개포동, 5위는 대치동 등의 순으로 굳혀지는 모습이다. 갈아타기 수요가 많은 잠실동은 일원동과 삼성동 등을 따돌리고 전국 집값 6위 자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ljb@fnnews.com 이종배 김영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