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리 / 심아진 / 상상
[파이낸셜뉴스]
"속도의 시절일수록, 우리에게는 그것을 지연시키는 해학의 묘가 필요하다. 이 소설 안에서 그것을 발견했다." (구병모 소설가)
"애틋하고 짠하고 사랑스러운 우리의 이웃들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서하진 소설가)
김용익소설문학상과 백릉 채만식문학상,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수상하며 일반 소설과 아동 문학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는 심아진 작가가 신작 소설집 '안녕, 우리'(상상)를 출간했다.
'안녕, 우리'는 선악의 이분법으로 정의할 수 없는 다채로운 인간상을 조명한다. 아울러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흠결 없는 선의 강박에 질문을 던진다. 심 작가는 선악의 회색지대에 위치한 인물들을 통해 인간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아냈다.
소설 속에는 한 번에 여러 여자를 만나는 남자('불안은 없다'), 양면적 모습을 지닌 외국인 노동자('혹돔을 모십니다') 등 쉽게 '올바른' 사람으로 평가되기 어려운 존재들이 등장한다.
그는 이러한 인물들을 통해 현실 속 인간의 복합적인 모습을 반영하며 독자들에게 인간 존재에 대한 고민을 유도한다.
또 이 소설은 정체성의 모호함과 개인의 변화 과정을 탐구하는 작품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름을 감췄을 때 개인의 정체성이 희미해지는 모습을 그린 '커피와 하루', 주변 환경에 따라 점차 변모하는 개인의 모습을 조망하는 '안내' 등은 현대 사회 속 불안한 인간 존재를 알레고리로 풀어낸다.
심 작가는 현실을 냉정하게 그려내면서도,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바탕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안녕, 우리' 속 사랑은 낭만적이면서도 비참하고 분명하지만 허망하다. 화려한 미사여구없이 본질을 직시하는 심 작가의 태도는 독자들에게 차갑고 불안한 현실을 살아갈 힘을 전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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