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시설 운영하는 A씨 폐업 결정
코로나도 버텼는데, 빚만 늘어나
"버티는 게 능사가 아니야" 토로
침구점 B씨 "월세 주면 적자"
자영업자 10명 중 4명 폐업 고려
"정부 자영업자 위한 대책 절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버티는 게 능사가 아니었네요."
네이버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운동시설을 운영해왔다는 A씨는 '자영업 11년, 폐업 앞두고 느낀 점은'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코로나 버티면 좋은 날 올 줄 알았는데, 경쟁업체가 두 배 이상 증가하며 경쟁에서 밀렸네요"라고 밝혔다.
이어 "시설업인지라 경쟁에서 맞서 싸우려면 시설투자가 필요하지만 그렇게 시설투자하고 투자금 회수가 요즘 같은 경쟁업체 포화상태에서 자신이 없다"며 "코로나 때 과감하게 정리했어야 하는데 계약기간, 대출이 남아서 폐업이 쉽지 않아 버티고 버텼다"고 말했다.
A씨는 "결과적으로 버티면 좋아질 줄 알았지만 버티면 더 빚만 쌓일 것 같아 정리하기로 했다"고 토로했다.
최근 경기 침체로 폐업을 결심하거나 폐업을 고민 중인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15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 500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6%는 향후 3년 이내 폐업을 고려했다.
폐업을 고려하는 주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 28.2%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 18.1% △자금사정 악화 및 대출상환 부담 18.1% △임차료·인건비 등 상승 11.9% △원재료 가격 상승 11.9% 등을 꼽았다.
서울 모처에서 침구점을 운영하는 B씨 역시 비슷한 입장이다. 그는 대를 이어 무려 38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침구점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최근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이불, 베개를 비롯한 침구를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어 오프라인 침구점 매출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여기에 불경기가 겹치면서 경영난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통상 봄과 가을에 이사·혼수로 인한 대목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사라졌다는 게 B씨 이야기다. 그는 "현재 월세를 내면 적자인 상황인데 그동안 벌어 놓은 돈을 까먹고 있는 실정"이라며 "계약기간이 3년 정도 남아 있어 어떻게든 그 기간을 버티려고 노력 중이지만 머지않아 적자를 메꾸는 것도 한계에 도달 것 같아 현재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동안 버티던 자영업자 체력이 크게 소진되면서 줄폐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들이 임금근로자로 재취업하는 등 노동시장에서 탈락하지 않도록 다양한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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