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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DX 수주전 결론 임박"... 4월 최종 결정

17일 사업분과위서 논의…공동 건조 가능성도 거론
수의계약 vs 경쟁입찰…양사 입장 극명히 갈려

"KDDX 수주전 결론 임박"... 4월 최종 결정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조감도.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둘러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경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오는 17일 사업분과위원회를 열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추진 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다. 법적·기술적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방위사업추진위원회가 오는 4월 최종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점쳐진다.

양용모 해군 참모총장은 지난달 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에 서신을 보내, 주요 함정 전력화가 지연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적으로 KDDX를 특정하진 않았지만, 양사 간 경쟁으로 인해 사업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으로 해군 수뇌부가 직접 개입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한 발씩 양보해 조만간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KDDX 사업은 지난 2023년 12월 기본설계를 완료했으며, 지난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법적 분쟁으로 인해 1년 이상 지연됐다.

함정 개발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의 단계를 거친다. KDDX의 개념설계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행했다.

통상 함정 개발에서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까지 맡는 것이 원칙이지만,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고 등을 근거로 경쟁입찰 방식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양사가 공동 건조하는 방식도 가능성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양사의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전례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방위사업청 출범 이전을 포함해, 한 차례를 제외하면 사업을 나눠서 계약한 사례가 없다"며, "당시에도 공동 설계를 진행했지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책임 소재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공동 개발이 해군의 전력화 일정을 앞당기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공동 개발 및 분할 건조 방식이 해군의 조기 전력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사업이 장기화된 만큼 최신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원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조선업계에서는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이미 상당한 예산이 투입됐고, 사업이 장기화될수록 비용 부담도 커진다"며 "원점 재설계는 국방 예산과 일정 등을 고려했을 때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