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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어벤저스' 창작예술가들이 보여주는 '전통춤의 美'

4월 3~6일 국립무용단 '미인'
연출 양정웅·안무 정보경 맡아
글로벌 감각 장영규·신호승 가세

'K-어벤저스' 창작예술가들이 보여주는 '전통춤의 美'
'미인' 콘셉트 사진. 국립무용단 제공

'국가대표 연출가'로 불리는 양정웅을 비롯해 현재 한국 예술계의 각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인정받는 창작인들이 국립무용단의 2025년 첫번째 신작 '미인'(콘셉트 사진)을 위해 뭉쳤다.

양 연출은 엠넷 예능 '스테이지 파이터'에서 한국무용의 매력을 알린 안무가 정보경, 패션 매거진 '보그 코리아'를 30년간 이끈 스타일리스트 서영희, '범 내려온다'로 이름을 알린 밴드 이날치의 핵심 멤버이자 tvN 드라마 '정년이'에서 음악을 담당한 장영규, 에스파와 아이브 등 K팝 아티스트 뮤직비디오 협업으로 주목받은 아트디렉터 신호승 등이 일명 '어벤저스' 창작팀을 꾸렸다.

이들은 한국춤에 내재된 아름다움의 가치를 동시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조명한다.

양 연출은 17일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며, 한국적인 미(美)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보여주고 싶었다"며 "미인의 개념을 단순한 외형적 아름다움이 아닌, 시간과 경험이 쌓인 축적의 미의 형태로 확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양 연출이 설정한 중심 모티브는 '달'이다. 초승달에서 보름달로, 다시 그믐달로 변하는 모습과 각 춤의 흐름을 엮어 무대 위 시간과 감정이 자연스럽게 순환하도록 연출했다.

그는 "정보경 안무가의 무용을 중심으로 무대와 의상, 오브제, 음악이 총천연색으로 결합된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총 60분, 2막으로 구성된 공연은 신윤복의 '미인도'를 연상시키는 무대로 시작한다. 실루엣으로 보이는 무용수의 독무를 시작으로 11개 민속춤이 빠른 전개로 펼쳐진다.

'산조&살풀이'는 산조(散調)의 즉흥성과 살풀이의 자유로운 흐름을 더해 춤의 본질을 시각적으로 담아낸다. '칼춤'은 신윤복의 쌍검대무와 무예도보통지 속 쌍검술을 모티브로 한다.

이어지는 2막에서는 더욱 역동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북소리의 울림을 통해 강인한 생명력을 전하는 '북춤', 쌍부채를 든 무용수들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돋보이는 '부채춤', 영과 육이 공존하는 세계의 환상적 아름다움을 독무로 묘사한 '베가르기', 본래 남성 연희자가 추던 탈춤을 여성 군무로 재해석한 '탈춤'을 차례로 선보이고, 다양한 에너지와 모습을 지닌 미인들의 얼굴이 드러나는 '신미인도'로 대미를 장식한다.

국립무용단 여성 무용수만으로 캐스팅을 구성한 점도 눈길을 끈다. '미인'은 오는 4월 3~6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