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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업무 만족도가 서비스 경쟁력… 업계 복지확대 나서

업계. 주7일 배송 등 경쟁 심화
근무 환경 개선 선제대응 나서
현장 찾아가는 건강검진 도입
특별휴가·경조금 등 혜택 강화
직원 전용 ‘복지몰’ 운영도

택배기사 업무 만족도가 서비스 경쟁력… 업계 복지확대 나서
지난 10일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오전 마포지사 마포B 서브터미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모습. CJ대한통운 제공
택배업계가 택배 기사들의 근무 환경과 복지 개선에 나서고 있다. 최근 주 7일 배송 체제 확대에 따라 노동 강도 증가와 과로사 우려가 커지면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운송에서 택배기사 확보가 중요한 만큼 기사 이탈 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함도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택배사들은 택배 기사를 대상으로 복지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택배 기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건강검진 항목과 시간을 확대했다. 기존 60여개 검진 항목에 통풍·류마티스·감염증·간암 검사 등 4개 항목을 추가하고 주말·야간에도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택배기사의 업무 특성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는 게 CJ대한통운의 설명이다. 소요 비용은 전액 회사가 부담한다.

건강검진 외에도 CJ대한통운은 자녀 학자금 지원, 출산지원금, 입학축하금, 경조금 지급 등의 복지혜택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출산·경조·특별휴가 등 휴가제도를 대폭 확대했다.

CJ대한통운이 택배 기사 복지 확대에 나선 건 올해부터 시작된 주7일 배송 '매일 오네'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등장으로 주말에 업무가 제한되는 서비스로는 경쟁력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결국 주7일 배송을 결정한 것인데, 쿠팡도 해결하지 못한 택배 기사 과로사 문제가 CJ대한통운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CJ대한통운은 건강검진 확대를 통해 외부에서의 우려와 택배 기사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노동 이슈에 있어 복지 강화 같은 선제적 대응은 정부 등 압박에 있어 대표적인 방어책이다.

택배 기사 복지 강화는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 주 7일 배송이 필수 서비스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택배 기사들의 노동 강도 증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어 브랜딩에도 심혈을 기울어야 하는 상황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기사 건강은 곧 서비스 품질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복지 강화와 근무 환경 개선을 통해 상생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직스 등 대표적인 물류 기업들도 택배 기사들의 복지를 강화하는 추세다. 한진은 지난달부터 택배 종사자들을 위해 현장으로 찾아가는 건강 검진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음달 23일까지 병원 방문을 위한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 택배기사들의 근무 상황을 고려해 전국 180여개의 터미널에 건강검진 버스가 방문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기존 뇌심혈관계 질환, 직무 스트레스 검사, 심전도 등 60개 항목에 올해는 감염병과 간암 관련 검진도 새롭게 포함했다. 한진 관계자는 "건강검진 등 택배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연 1회 현장으로 찾아가는 건강검진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택배 기사 복지 일환으로 2021년부터 전용 '복지몰'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 복지몰에서는 인터넷 최저가 상품, 건강검진, 문화생활 등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제공한다.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현재까진 '주7일 배송' 운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택배업계로 이목이 쏠리는 상황에서 이같은 복지 강화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드의 긍정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핵심 인력 이탈을 막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