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일일 예능 '추라이 추라이'
[파이낸셜뉴스] “투박하지만 날것 자체의 매력으로 게스트와 이야기하는 게 추성훈 토크쇼만의 매력이죠.”
넷플릭스가 올해부터 ‘일일 예능’을 론칭한 가운데, 수요일을 책임지고 있는 ‘추라이 추라이’의 권대현 PD가 추성훈을 토크쇼의 주인공으로 발탁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권 PD는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토크쇼를 기획한 뒤 MC로 누굴 섭외할까 고민하던 중 추성훈씨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권 PD는 지난해 다양한 스타들의 숨겨진 매력을 발굴한 ‘진실 혹은 설정: 우아한 인생’으로 연출가 데뷔했다. 셀럽의 하루를 지켜보며 교묘하게 섞인 진실과 설정을 추리하는 관찰 추리 예능이었는데, 이때 출연자였던 추성훈을 눈여겨봤다.
권 PD는 “추성훈이 현장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캐치해 적절한 멘트를 적재적소에 날렸다”며 “방송이라는 경기장에서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때마침 추성훈이 개인 유튜브 채널을 개설, 방송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다.
추성훈의 유튜브 채널은 지난해 개설 3개월 만에 구독자수 100만명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12월 공개한 ‘(톱 모델 출신 아내) 야노시호 집에 셋방살이하는 추성훈’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조회수 931만회를 기록하며, 구독자수 증가를 견인했다.
그는 “때마침 유튜브 방송이 인기를 얻으면서 넷플릭스에서도 ‘추성훈의 토크쇼’라는 방송 콘셉트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며 두 번째 연출작 ‘추라이 추라이’로 넷플릭스에 입성했다.
"추성훈, 거칠고 투박하나 인간적이고 솔직한 매력"
25분 미드폼인 ‘추라이 추라이’는 추성훈이 자신의 스타일대로 게스트를 탐구하는 토크쇼로, 지난 2월 26일 1, 2회 첫 공개 직후 곧바로 넷플릭스 오늘의 대한민국 시리즈 톱 10에 올랐다.
1회 게스트는 추성훈과 평소 절친한 가수 김재중이었다. 마침 김재중의 생일이라서 추성훈은 선물로 값비싼 위스키를 준비했는데, 이 술을 현장에서 바로 개봉해 마셨다.
추성훈과 함께하는 보조 MC인 개그맨 이창호는 추성훈의 돌발 행동에 “오전 11시인데 안주도 없이 진짜 마시냐”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권 PD는 “김재중 생일선물을 알아서 준비하겠다고 하셨다. 근데 그게 위스키였다. 즉석에서 개봉할 줄 몰랐다. 먹다 보니까 분위기가 좋아져 다 마셨다. 그런데 술 취한 중에도 추성훈이 제작진이 요구한 질문은 다했다. 실제로 녹화는 3시간 전후로 한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권대현 PD.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는 “추성훈이 우락부락해 보이나 소년 같은 면이 있다. 셀럽의 삶을 살고 있으나 잔뜩 어질러진 집을 공개할 정도로 인간적 매력도 있잖나. 그런 매력이 종종 나온다”며 “추성훈의 반전 매력이 게스트를 만나면서 다양한 형태로 발현된다”고 추성훈의 매력을 꼽았다.
추성훈이 제작진이 준비한 큐카드를 보지 않는데 불안하지는 않냐는 물음에는 “추성훈은 게스트에게 떠오른 질문을 바로 던지고, 상호작용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며 "순서와 배열만 다를 뿐 해야 할 질문을 빼놓지는 않는다. 혹시라도 추성훈이 해야할 질문을 놓치면, 이창호가 있다”며 걱정하지 않았다.
또 “오히려 추성훈이 게스트조차 무장 해제시키는 경우가 있어서 그들의 반응이 더 진솔하게 나온다"고 긍정적으로 봤다. "시청자들도 '추성훈이 멋대로 하는 진행인데도 밉지 않다. 무해한 캐릭터라서 그런 것 같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부연했다.
예능 '추라이 추라이'
“요즘 플랫폼이 많다 보니까 어떤 점이 가식적인지 시청자들이 너무 빨리 알아챈다. 추성훈은 거칠고 투박하나 인간적이고 솔직한 면이 있어 호감을 느낀다.”
그는 “추성훈이 전문 MC에 비해 진행의 기술은 떨어질지 모르나 진정성은 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시청자들이 추성훈의 서사를 다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예능인으로서 강점이 많다. '추라이 추라이'는 추성훈의 MC 성장기이기도 하다.”
"토크쇼 기반 버킷리스트에 도전하는 예능으로 확장"
제목은 추라이추라이 외에 추리닝, 추나요법, 추상적 대화 등이 있었는데 추성훈이 추라이추라이를 골랐다.
추성훈이 평소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많았고 다른 사람 버킷리스트도 알고 싶어 했다고 한다. 아직은 도전의 비중이 적으나 앞으로 게스트들과 함께 버킷리스트에 도전하는 모습을 더 중점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만나러 가기나 달 뒷면 보러 가기는 등은 현실성이 낮지만 클럽에서 디제잉하기나 오토바이 면허를 따서 레이싱하기 등은 해볼 만하다”며 “토크를 기본 삼아 도전을 통해 변화를 주면 추성훈의 다양한 모습이 나올 것 같다. 그렇게 장르를 확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요즘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예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는 “예전에는 10명 중 1명만 웃어도 좋은 콘텐츠로 여겼다면 요즘은 1명만 불편해도 안 좋은 콘텐츠라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덜 자극적이지만 힐링이 되는 콘텐츠가 주류가 됐다. 와중에도 사람들이 ‘무한도전’을 찾아보는데, 그때만의 날것 감성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이번 추성훈 토크쇼를 통해 두 예능의 장점을 갖춰보려 했다. 깔깔 웃다 보면 20분이 끝나는 예능을 지향했다”고 말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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