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DL이앤씨 <끝>
담수 3억t…500만명 식수 책임져
기후변화로 중요해진 치수도 관리
농·산업용수 확보 경제발전 기여
천연재료 활용한 록필댐 건설방식
자재수급·품질관리능력 인정받아
향후 추가 인프라 수주에 청신호
DL이앤씨가 준공을 앞두고 있는 인도네시아 카리안댐 모습 DL이앤씨 제공
DL이앤씨가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전망이다. DL이앤씨가 수주한 '카리안 다목적댐'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남서쪽으로 약 70㎞ 떨어진 찌우중강 지류에 위치해 있으며,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3억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이 댐은 인도네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자카르타와 반텐주 지역 약 500만명에게 깨끗한 식수를 공급할 예정이다.
■인프라 확충을 넘어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까지
DL이앤씨는 수도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카리안 다목적댐'이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댐 건설을 넘어 인도네시아의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 및 도시 인프라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카르타를 포함한 주요 도시들은 지속적인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로 인해 수자원 관리가 중요한 국가적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는 열대 기후 특성상, 안정적인 용수 공급과 치수(홍수나 가뭄 등 물 문제를 예방하고 조절하는 활동) 대책이 필수적이었다. DL이앤씨가 참여한 카리안댐 프로젝트는 단순히 생활용수 공급을 넘어 농업과 산업용수까지 확보하는 다목적 기능을 수행하며, 장기적으로는 지역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DL이앤씨는 인도네시아 국영 건설사 위카(WIKA), 와스키타(Waskita)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2015년부터 공사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공공사업부(MPWH)가 발주했으며, 한국농어촌공사가 설계·감리를 맡고 한국수출입은행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제공하는 형태로 추진됐다.
록필댐 방식으로 건설된 카리안댐은 암석, 모래, 자갈, 점토 등을 주요 자재로 활용했다. 이처럼 천연 재료에 의존하는 특성상, 자재 수급과 품질 관리가 중요한 과제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점토의 함수율(수분 비율)은 50%에 달해 접착력과 강도 유지가 어려웠다. 이에 DL이앤씨는 점토를 18㎝ 두께로 층층이 쌓아 차수벽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도수터널 공사에는 연약 지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파이프 루프 그라우팅' 공법을 적용했다. 이 공법은 지하 터널과 지하철 시공에 주로 사용되며, 땅속에 파이프를 삽입한 후 주변을 시멘트로 보강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터널 천장의 붕괴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공기 단축을 위해서는 인도네시아에서는 보기 드문 '셰프 터널 로더'를 도입했다. 이 소형 굴착기는 터널 내부에서 굴착과 동시에 토사를 후방으로 이송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운반 시간을 매회마다 1시간 이상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인도네시아와 인프라 협력 강화
지난해 1월에는 조코 위도도 당시 대통령이 직접 카리안댐 건설 현장을 방문해 DL이앤씨의 시공 능력을 확인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홍수 예방 및 안정적인 수자원 공급을 위해 제방 건설, 하천 정비, 배수 시설 확충 등 대규모 토목 공사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8000만명으로 인도·중국·미국에 이은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특히 평균 연령이 29.7세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국가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경쟁력은 전 세계 141개국 중 72위로 평가됐다. 이는 글로벌 중간 수준에 불과한 수치로, 인프라 확충에 대한 수요가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다. 특히 수도 이전을 추진 중인 인도네시아 정부는 향후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처럼 인프라 개발이 절실한 국가에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은 향후 DL이앤씨의 추가 사업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리안댐 프로젝트는 DL이앤씨가 인도네시아 정부 및 국영기업들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향후 고속도로, 항만, 철도,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인프라 사업에서 DL이앤씨가 우선적인 협력 파트너로 고려될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DL이앤씨는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졌다는 평가다. 이미 이란 카룬댐, 파키스탄 굴푸르 수력발전소 등 글로벌 대형 수자원 인프라 사업을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에서도 최근 13년 만에 건설되는 영동양수발전소 공사를 수주하며 '토목 강자'로서의 역량을 입증했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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