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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방산시장 정조준"… 한화 , 美조선소 보유 호주 오스탈社 전략적 투자[생존전략 다시 짜는 산업계]

순항 중인 조선
총 지분 19.9% 매입…경영 참여
호주·美와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美 함정 건조·MRO 수주 시너지

"글로벌 방산시장 정조준"… 한화 , 美조선소 보유 호주 오스탈社 전략적 투자[생존전략 다시 짜는 산업계]
오스탈 미국 모빌 조선소 오스탈 제공
한화가 호주에 본사를 둔 조선·방위산업체인 오스탈사의 지분 인수를 완료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오스탈사는 미군 함정을 직접 건조하는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다.

한화그룹은 미국의 K조선 러브콜에 발맞춰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글로벌 조선·방산 분야의 키플레이어로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는 지난 17일 호주증권거래소 장외거래를 통해 오스탈사의 지분 9.9%를 직접 매수했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지분 외에도 호주 현지 증권사를 통해 추가로 9.9% 지분에 대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에 오스탈사에 대한 지분 19.9% 투자 관련 승인도 동시에 신청했다. 이번 투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60%와 40%의 지분을 보유한 호주 현지법인을 통해 진행됐다.

호주 당국의 승인이 이뤄지면 한화그룹은 기존 1대 주주인 타타랑벤처스(17.09%)를 제치고 오스탈사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한화는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을 하는 호주 기업 특성을 고려,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이사회 1석을 확보해 경영에 동참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사업 총괄담당 마이클 쿨터 사장은 "한화는 오스탈사와 협력해 글로벌 방위 및 조선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전략적 투자자로서 오스탈사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며, 호주 현지 방위산업 및 해군 조선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지난 2021년 4월 오스탈사에 약 10억2000만호주달러(약 8960억원)를 제시하며 인수를 추진했지만 같은 해 9월 무산됐다. 당시 오스탈이사회는 호주와 미국 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로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직후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에 한미동맹에 기반한 조선업 협력을 제안하고, 미 의회가 자국 조선업 부활에 팔을 걷어붙이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미중 갈등 속에 한국과 조선 협력이 강화되면서 미국 당국의 승인이 유력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국은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을 위한 선박법,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 등을 발의하며 한국을 포함한 동맹과의 조선 산업 기반 확대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한화는 이번 지분 인수로 글로벌 방위산업과 조선산업 호조 속에 오스탈사와의 협력을 통해 호주뿐 아니라 미국까지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는 이미 지난해 12월 한국기업 최초로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오스탈사는 △서호주 헨더슨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필리핀 △베트남 등에 조선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오스탈사는 미 해군의 4대 핵심 공급업체 중 하나로 142억호주달러에 달하는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내 소형 수상함, 군수지원함 시장점유율은 40~60%로 1위를 차지했다. 한화의 글로벌 상선 및 함정 분야 건조 능력과 미 국방부 및 해군과의 네트워크에 오스탈사의 시너지가 더해지면 향후 수주 확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장원준 전북대 방위산업융합전공 교수는 "한화의 오스탈사 지분 인수는 트럼프 2기 정부가 한국의 조선 함정 사업 참여를 요청한 상황에서 미국 시장 진출을 적극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며 "미국의 신규 함정 건조와 유지·정비·보수(MRO) 사업 수주를 위한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은 미국 조선소나 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인 만큼 오스탈사의 조직과 시스템, 네트워크 흡수로 패스트트랙에 올라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