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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허제 효과 곁불 쬐나 했더니… 노도강·금관구 한숨

토허제 해제후 4주차 접어들자
아파트값 3개월만에 상승 전환
한달새 0.18% 오르고 손바뀜 등장
온기 멈추며 부동산시장 냉각 예고

"그나마 최근 집보러 오는 사람이 많아져서 집주인들도 호가를 1000만원, 2000만원이라도 올리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어제 토지거래허가제 재지정 뉴스로 김이 새버렸죠." (노원구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

20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정부와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 발표는 강남권 등 핵심지 뿐만 아니라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지역에도 찬물을 끼얹졌다는 평가다.

앞서 지난달 12일 토허제 해제 이후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집값 상승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인근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이후 4주차에 접어들며 상대적으로 약세지역으로 꼽히는 '노도강', '금관구'도 회복 조짐이 감돌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달 노도강·금관구의 평균 매매가는 6억9926만원으로 전월 대비 0.18% 올랐다. 3개월만의 상승 전환이며, 전년 동기보다는 2.68% 오른 수준이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셋째 주(17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도 △노원 0.01% △도봉 0.03% △강북 0.03% △금천 0.01% △관악 0.05% 등 대부분 지역이 상승했다. 구로만 0.00%로 전주 0.02% 상승에서 보합 전환했다.

신고가 거래가 수년간 뜸한 지역이지만 최근에는 가격 손바뀜도 등장했다. 노원구 상계동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 85㎡는 지난 15일 1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10월(11억200만원) 대비 98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허제 해제에 따른 온기가 서울 전역으로 퍼져나가는 상황이었다"며 "이들 입장에서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하는데 물이 일주일 밖에 안들온 셈"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통상 노도강·금관구 집을 팔고 마용성 등으로 갈아타기를 하는데, 이 곳 집이 안팔리면 줄줄이 상급지까지 거래가 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전체적으로 거래가 위축되며 분위기가 냉각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구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토허제 번복으로 결국 상급지만 들썩이다가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우리 지역에 대한 이해나 배려는 부족한 것 같다"고 전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