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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을 향해 떠난 새로운 모험"...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 서울 초연

6월 22일까지 성수문화예술마당 FB씨어터

"천국을 향해 떠난 새로운 모험"...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 서울 초연
2025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AVEN)' 공연. 크레센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공연 브랜드 푸에르자 부르타가 신작 '아벤(AVEN)'으로 다시 한국을 찾았다. 지난 2023년 11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선보이는 내한 무대다.

스페인어로 잔혹한 힘이란 뜻을 지닌 푸에르자 부르타는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를 모티브로 아르헨티나에서 처음 제작됐다. 지난 2003년 세계 초연 이후 전세계 37개국, 68개 도시에서 680만명 이상, 국내에서는 30만 이상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8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성동구 성수문화예술마당 FB씨어터에서 개막한 '아벤(AVEN)'의 타이틀명에는 '모험(Adventure)'과 '천국(Heaven)'의 의미가 담겨 있다. 이는 전작을 뛰어넘는 비주얼과 인터랙티브 요소를 활용해 관객들이 일상을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라고 제작진은 밝혔다.

이날 파비오 에다르도 다퀼라 총괄 코디네이터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진정한 행복을 찾기 위해 기획한 쇼"라며 "'코로나 블루'로 사회적 단절을 경험했던 관객들이 공연에 호응하고 참여하면서 인간성을 되찾고, 이 과정에서 엄청난 해방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천국을 향해 떠난 새로운 모험"...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 서울 초연
2025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AVEN)' 공연. 크레센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의 말처럼 공연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 시각적 화려함에 집중한 기존 퍼포먼스와 달리 인간의 본능적인 감각을 깨우고 순수한 즐거움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

기존 시리즈가 공중을 가로지르는 퍼포먼스와 감각적인 연출로 유명했다면 '아벤'은 그 한계를 넘어 공간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무대로 재창조했다. 75분 동안 배우들은 극장 천장과 벽, 중앙 홀과 구석 등 모든 공간을 자유롭게 달리고 관객들은 고정된 좌석없이 함께 움직이고 관람하며 새로운 방식의 몰입에 빠져든다.

공연 시작과 동시에 울리는 커다란 북소리와 배경음악은 폭발적인 에너지를 일으키고 지구와 원기둥, 고래 등 대형 오브제들과 등장한 무용수들의 다채로운 몸짓 언어는 원시공동체의 축제에 참여한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특히 무중력 상태에서 지구를 내려다보는 우주여행자와 거대한 고래 내부를 탐험하는 듯한 공간 연출은 물리적 경계와 제약을 뛰어넘는 동시에 신비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공연 중간중간 폭죽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흩어진 흰 종이들이 아름답게 나풀거리는 모습도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

"천국을 향해 떠난 새로운 모험"...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 서울 초연
2025 푸에르자 부르타 '아벤(AVEN)' 공연 모습. 크레센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총 14명의 무용수들이 이번 공연에 참여한다. 이들은 뛰어난 표정 연기와 신체 능력을 기반으로 폭포를 통과하거나 강풍 터널 속에서 거꾸로 춤을 추며 퍼포먼스로서 각자가 지닌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사진과 영상 촬영이 자유롭다는 점도 흥미롭다. 공연 시작부터 끝까지 관객들은 각자 손에 쥔 휴대폰으로 인상 깊은 장면들을 순간순간 촬영하며 웃고 즐거워했다.
중앙 홀로 내려온 무용수들이 관객들과 손뼉을 마주치거나 어깨동무를 하며 춤을 추는 모습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긴다.

디에고 이그나시오 페르난데즈 마요라 무대감독은 "관객이 마음을 열고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도록 무대를 꾸몄다"며 "한국인들이 자주 쓰는 '불금을 즐기자'는 말처럼 무용수들과 어우러져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벤' 공연은 오는 6월 22일까지 이어진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