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식 오영수 문학관 관장
소설집 ‘갯마을’ 쓴 난계 오영수
지역문학 산실이지만 명성 덜해
‘단편소설 친필 서명본’ 첫 공개
현대사회 인간성 회복에 보탬되길
사진=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오영수 문학관은 우리나라 서정적 단편소설의 대표 작가인 소설가 오영수 선생을 기리기 위해 작가의 고향인 울산 울주군 언양읍에 건립됐다. 최근 전시실을 새롭게 개편하고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자료를 중심으로 오는 4월 특별기획전을 열기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영수 문학관 최인식 관장(64·사진)은 24일 전시실 개편의 배경에 대해 "지난 2014년 1월 울산 최초이자 유일의 문학관으로서 개관해 지역 작가들의 요람이 되어왔지만 선생이 남긴 많은 유산은 일부만 공개되고 있는 현실 때문"이라고 말했다. 10년 전 개관 때 구성된 전시목록에 큰 변화가 없었고, 개관 이후 선생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물품 기증이 잇따랐지만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수장고에 잠들어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특별전에서 선생의 단편소설 희귀본인 '머루' '갯마을' '명암' 등의 친필 서명본이 처음 공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장고 안에 들어 있는 유품과 유물은 앞으로도 번갈아 공개될 계획이다.
또 오영수 문학관이 갖는 위상과 의미가 좀 더 국민에게 알려지길 바라는 측면도 크다고 밝혔다. 최 관장은 "문학기행을 오는 사람들조차도 오영수 선생을 너무 모르고 오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이들이 그저 한번 왔으니까 한번 둘러보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물론 방문 후 선생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는 학창 시절 국어 교과서에서 읽어 본 소설의 작가임을 알고 놀라기도 하고, 돌아가서는 주변에 추천하고 재방문하기도 한다는 것이 최 관장의 이야기다.
지금까지는 오영수 문학관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 첨병 역할을 한 것은 '난계문예대학'에서 배출된 작가들이다.
최 관장은 "지난 10년간 문학관에서 운영해 온 난계문예대학은 오영수 작가의 문학세계를 계승하고 문단 데뷔를 꿈꾸는 지역민에게 체계적인 문학활동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개설한 강좌"라며 "시, 소설, 수필 쓰기를 이곳에서 배운 뒤 국내 언론사 신춘문예를 통해 매년 입상작을 내고 있으며, 지금까지 등단한 작가는 4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최 관장은 "오영수 선생은 울산이 자랑할 수 있는 작가"라며 "앞으로 울산지역 문학작가의 산실로서 역할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난계 오영수 선생(1909~1979)은 해방 후 '바다' '산골아가' 등의 시를 발표하며 시인으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1949년 소설가 김동리의 추천으로 '남이와 엿장수'를 발표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 1952년 문교부가 펴낸 중등 국어에 소설 '윤이와 소'가 수록됐다.
1954년 '현대문학'이 창간되면서 초대 편집장을 맡아 11년 동안 이끌었다. 이 기간 소설 창작집 '갯마을'(1956) '명암'(1958), '메아리'(1960), '수련'(1965)을 발표하며 한국 단편문학 소설가로 최정점에 올랐다. 1977년 대한민국 예술원상과 문화훈장을 수상했다.
타계할 때까지 30여년 동안 200여편의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작가의 작품세계는 경험을 토대로 서민층 생활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녹여낸 데 있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상실되어 가는 인간성 회복을 제시하면서 토속적 정취와 서정성을 고스란히 담았다.
uls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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