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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안 내도 돼" 백악관서 약속받은 정의선, '韓-美-인도' 3대 거점 강화

정의선 회장, 특유의 '위기 돌파 리더십' 선보여
트럼프 2기 출범 후, 두 달 만에 전격 회동 성공
"현대차는 관세 안 내도 돼"...210억불 대미투자
도요타, 폭스바겐 등 글로벌 경쟁업체 허 찔렀다

"관세 안 내도 돼" 백악관서 약속받은 정의선, '韓-美-인도' 3대 거점 강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028년까지 210억 달러 규모의 전략적 재미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백악관 방송 캡처

[파이낸셜뉴스] "현대는 위대한 기업, 관세 안 내도 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위기 돌파 리더십'으로, 미국의 관세장벽을 뚫는데 성공했다. 정 회장은 국내 재계 총수 중 처음으로,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배석 하에 210억달러(약 31조원) 추가 투자 계획(2025~2028년)을 발표했다. 다음달 2일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불과 여드레 앞두고 이뤄진, 전격적인 회동이다. 정 회장의 평소 지론인 위기를 기회로 만든 장면이다. 탄핵정국에 경기부진까지 겁쳐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현대차그룹 특유의 돌파력을 선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3위 자동차그룹인 현대차그룹이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톱 전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현대차그룹은 이번 210억 달러의 대미 투자를 통해 현재 100만대 규모인 미국 현지 생산 규모를 120만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울산 등 국내생산(180만대 생산체제)을 필두로, 인도(150만대 생산 목표)에 이어, 미국을 '3대 생산거점'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 톱을 목표로 하는 정 회장의 '퍼스트 무버' 리더십이 재조명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의 투자 발표 후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는 미국에서 철강, 자동차를 생산하게 돼 관세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고 밝혀, 현대차그룹이 관세 사정권에서 멀어졌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장)허가받는 데 어려움이 있으면 내게 오라"며 현대차그룹의 우군임을 자처했다. 트럼프 2기 출범 후 글로벌 CEO 중 백악관을 밟은 인사로는 손정의(일본명 손마사요시)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 인공지능(AI) 최고경영자(CEO),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정도다.

정 회장은 지난해 중반부터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대비해, 공화당 트럼프 진영 핵심 인사들과 활발히 접촉해왔으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북미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성 김 대북특별대표를 현대차 사장으로 임명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 접점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더욱이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자동차 관세 문제가 불거진 직후부터, 워싱턴 현지에서 총력대응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이자 2기 행정부 '실세'로 통하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골프회동을 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발표에 따라, 2028년까지 미국에 210억달러를 투자한다. △자동차 분야 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달러 △미래산업·에너지에 63억달러 등이다. 핵심인 자동차는 미국 현지 생산 120만대 체제를 구축한다. 닛산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을 25% 줄이겠다고 한 것과 대비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미국 행정부 정책에 대응하고 다양한 분야 사업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다각적인 미국 현지 사업 기반 확대를 통해 모빌리티를 비롯한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신뢰도를 높여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도요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미국 시장 톱3와의 격차도 좁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