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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OK" 현대차 美HMGMA 완공…年120만대 현지서 생산

현대차그룹, 미국 내 3번째 생산거점
조지아주 신공장 'HMGMA' 준공식
30만대서 향후 50만대로 라인 증설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차량 생산
미국서 年120대 생산체제 구축
관세 불확실성 정면 돌파
공장 초청에 트럼프 "OK" 화답

트럼프가 "OK" 현대차 美HMGMA 완공…年120만대 현지서 생산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한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근로자 '메타프로'가 작업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트럼프가 "OK" 현대차 美HMGMA 완공…年120만대 현지서 생산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한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파이낸셜뉴스 엘라벨(미국)=최종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을 열고 정식 가동을 시작했다. 현대차그룹이 11조원을 투입해 완공한 HMGMA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투자 결정이 이뤄졌고, 이번 2기 임기 시작과 맞물려 완공된 만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곳이다.

특히 앞서 지난 24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백악관에서 31조원(210억달러) 규모의 역대 최대 대미 투자 계획 발표와 함께 "최첨단 제조시설 중 하나를 직접 방문해 미국과 미국 노동자들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확인해달라"는 초청 의사를 전달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OK"로 화답하면서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정 회장이 특정 사업장을 꼽지는 않았지만 최첨단을 언급한 만큼, HMGMA에 다시 초청 의사를 전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준공식에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하려 했지만, 이에 앞서 백악관에서 투자 계획을 발표하게 됐다.

정 회장에게 HMGMA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이 2005년 미국 앨라배마주에 공장을 짓고 첫 현지 생산에 나선지 20년 만에 정 회장이 신공장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준공을 계기로 연 12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31조원 규모의 후속 투자 등 현지화를 통해 '관세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트럼프가 "OK" 현대차 美HMGMA 완공…年120만대 현지서 생산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한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트럼프가 "OK" 현대차 美HMGMA 완공…年120만대 현지서 생산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완공한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가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트럼프와 인연' 현대차그룹 HMGMA 준공식
현대차그룹은 이날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엘라벨에 위치한 HMGMA 준공식을 개최했다. 최첨단 기술을 집약한 전략적 생산 기지로 건설된 HMGMA는 미국 내 3번째로 들어서는 현대차그룹의 현지 생산거점이다. 현대차그룹이 11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해 완공한 HMGMA의 전체 부지 면적은 1176만㎡(약 355만평)로 여의도의 약 4배에 달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HMGMA의 생산능력은 지금은 연 30만대이지만, 향후에는 연 50만대까지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된다면 현대차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공장(연 36만대), 기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 공장(연 34만대) 물량을 더해 미국 현지에서 연 120만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특히 HMGMA는 기존 앨라배마주 공장 및 웨스트포인트 공장과 자동차로 4~5시간 거리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 생산거점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HMGMA는 지난해 10월 전기차 아이오닉5 시험 생산을 시작했고, 이달부터는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이오닉9 양산에 돌입했다. 내년에는 기아 모델도 추가 생산 예정이며, 향후 제네시스 차량으로 생산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HMGMA 증설, 제철소 등 31조원의 후속 대미 투자를 단행해 관세 불확실성을 정면 돌파할 방침이다.

준공식 행사에는 정 회장을 비롯 장재훈 부회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등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총출동했고,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와 연방 정부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켐프 주지사는 HMGMA에서 생산하는 전기차 아이오닉5에 직접 서명하며 의미를 더했다.

준공식 행사장에는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이 곳곳을 누비며 직접 안내를 도왔고,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9,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 등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대표 전기차들도 전시됐다.

■미국서 120만대 생산체제, 日도요타 추월 정조준
3년 연속 세계 3위 완성차그룹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HMGMA 가동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별 기준 현대차그룹이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곳이 바로 미국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40만대 판매에 머물던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현대차 앨라배마주 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2006년 75만대, 기아 조지아 공장 준공 이듬해인 2011년에는 113만대로 판매가 급증했다. 신기록을 세운 지난해 미국 판매는 171만대에 달하며 이는 한국(125만대) 보다 46만대나 많았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현지 공장의 긍정 효과를 극대화해 HMGMA에서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을 병행생산하고 미국 시장에서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구상이다. 당초에는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운영하려 했지만,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정책 변화 등을 고려해 하이브리드차도 병행 생산키로 했다.

향후 HMGMA의 생산량이 연 50만대까지 늘어나게 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연 120만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는 지난해 도요타의 미국 현지 생산량 130만대와 비슷한 규모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 제너럴 모터스(GM), 도요타, 포드에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는데 HMGMA 가동을 기반으로 판매 순위를 더욱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의 위상과 중요도를 고려하면 현대차그룹도 후속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관세 부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현지화를 통해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