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
윤종원 / 한국경제신문
"국가 경제의 혈맥인 금융은 경제사회의 성장과 안정을 결정짓는 핵심 인프라다. 그간 금융산업이 외형적으로는 선진화된 모습으로 변모했으나 질적으로 취약한 부분이 많다. 보수적인 관행과 규제의 숲속에서 단순 자금중개에 치중하고 금융 접근성이 부족하며 수익을 위해 고객 이익을 경시하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우리 금융은 혁신성, 포용성, 정직성, 국제 경쟁력의 부족 등 문제점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불합리한 과거와 결별해야 한다."
윤종원 전 IBK기업은행장이 대한민국 금융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대한민국 금융의 길을 묻다'를 출간했다. 그는 이 도서를 통해 금융의 본질과 혁신 방향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금융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해결해야 할 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윤 전 행장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IMF 상임이사, OECD 대사,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등을 역임하며 한국 경제정책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국책은행장으로 현장을 경험한 그는 금융 산업이 가진 구조적 문제를 짚고 한국 금융이 변화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책에서 윤 전 행장은 "과거의 눈으로는 미래를 볼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금융이 단순한 돈의 흐름을 넘어 경제 성장과 안정,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행장은 금융의 거시적 역할과 정책적 해법, 실무적 실행 과제를 제시했다. 40년간의 금융 정책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금융의 구조적 문제를 분석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 금융의 확산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 정책금융과 시장금융의 균형, 중소기업 금융의 혁신 등을 주요 과제로 꼽으며 금융의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점검하며 금융시장 경쟁 환경과 여수신 관행을 분석했다. 2부는 IBK기업은행장 재직 당시 추진했던 경영 혁신 사례를 중심으로 금융의 디지털 전환과 혁신 금융 모델을 소개했다.
3부는 중소기업 금융, 스타트업 모험자본, 탄소중립 금융 등 실제 현장에서 적용된 혁신 사례들을 다루며 금융이 경제와 사회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4부에서는 내부 경영 혁신과 조직 문화 개선, 공정한 금융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지속 가능한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책을 금융혁신을 위한 필독서로 꼽았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추천사에서 "금융정책에 정통한 저자가 국책은행장으로 일하는 동안 이론을 현실에 접목하는 과정을 잘 그려내고 있다"며 "다양한 사례를 통해 미래 혁신 금융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항용 한국금융연구원 원장도 "페이지마다 정책 담당자로서의 고민과 은행장으로서 현장 경험이 살아있는 금융 이야기로 재탄생하고 있다"며 "금융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한국 금융의 도전과 해법에 관한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윤 전 행장은 "금융은 단순한 자금의 연결이 아니라,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고 사회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기제"라며 "금융 분야의 정책과 현장에서 쌓은 40년 경험을 토대로 금융의 본질과 미래 진로에 대한 고민을 책에 담았다"고 자평했다.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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