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가 6만전자를 간신히 지켜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불확실성에 국내 증시를 포함한 반도체주가 크게 흔들렸지만 6만전자는 사수한 모습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5만전자' 복귀와 '7만전자' 초읽기라는 두 가지의 시나리오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7만전자에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2.59% 하락한 6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 대비 약 1.7% 하락한 6만700원에 거래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6만1100원까지 오르며 낙폭을 일부 축소하기도 했지만 이내 밀리면서 6만원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주가를 끌어내린 건 외국인과 기관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전자를 각각 957억원, 810억원어치를 팔았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2거래일간 4649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이날 매도 전환했다. 반면 개인은 1206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주가를 방어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약 5개월만에 6만전자를 회복하며 기대감이 몰렸다. 특히 전날에는 장중 6만2000원까지 오르며 3개월 신고가를 갈아치우기도 했지만 하루만에 6만전자를 위협받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삼성전자 역시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센터 투자 축소 우려와 미국 인공지능(AI) 업종의 주도주인 엔비디아의 부진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5만전자'보다 '7만전자'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반도체 메모리 업황의 회복이 주된 근거다.
이날 DS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1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전날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8만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DS투자증권 이수림 연구원은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4월까지 삼성전자를 최선호주로 제시한다"며 "메모리 전반 가격 상승으로 메모리 업체 이익 추정치 상향 가능성이 존재하며, 범용 메모리, 특히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증가에 따른 삼성전자의 이익 회복 강도가 강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말부터 3분기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단 개선 제품에 대한 대기 수요도 있다"며 "하반기 실수요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지만 단기적으로 현재 레거시 반등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원은 "올해 서버 시장은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범용 디램은 HBM 공급 증가에 따른 반사 이익으로 하반기 가격 반등이 예상되며, 낸드는 공급 업체들의 감산 영향으로 2분기 가격 반등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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