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1.3조 추가 투자해 필리핀 공장 증설
2027년 4분기 운영 예정...3000개 일자리 창출
필리핀 대통령 경제특보 "인센티브 협의 중...상반기 내 최종 승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MLCC 제품 생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하노이(베트남)=김준석 기자】 삼성전기가 1조3000억원을 추가 투자해 필리핀을 차량용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생산 중심지로 키운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는 전기를 저장하고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부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MLCC 공장을 직접 둘러본 후 인공지능(AI)과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하는 등 삼성의 주요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31일(현지시간) 필리핀 국영통신사(PNA)는 프레드릭 고 경제·투자 대통령 특별보좌관이 지난 28일 마카티시에서 열린 '기업 회복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세 인센티브(CREATE) 로드쇼' 행사에서 "총 500억 페소(약 1조2000억원) 이상 규모의 여러 프로젝트가 페르디난드 R.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 중에는 한국의 대기업 삼성의 투자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고 보좌관은 "대규모 투자는 보통 기업들이 특정 인센티브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 더 정밀한 심사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그들이 원하는 조건들이 있기 때문에, 그 조건들을 처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실이 올해 상반기 내에 최종 승인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PNA는 말라카냥궁(필리핀 대통령 관저)에서 입수한 문서에 "삼성이 삼성전기 필리핀(SEMPHIL)에 506억5000만페소(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란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삼성전기 측은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필리핀 정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기 필리핀 공장은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 시에 위치하며, 차량용 MLCC 1000억개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
이 공장은 2027년 4·4분기부터 상업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필리핀 당국은 약 3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해 10월 경북 포항 포스텍에서 열린 신소재공학부 대상 특별 강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MLCC 캐파(생산능력) 확대와 관련해 "필리핀 공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투자하면 (공장 완공과 가동까지) 한 2년 걸린다고 했을 때 빨리 지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투자 결정은 이 구상을 실행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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