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유럽 비중, 美 선적량 늘려라"...트럼프 관세 속 타이어업계 생존법

美 관세 부과 코 앞, 타이어 업계 분주
금호타이어, 법인 신설 및 본격 가동
넥센타이어, 미국향 물량 우선 순위
한국타이어, 美 테네시 공장 2배 증설

"유럽 비중, 美 선적량 늘려라"...트럼프 관세 속 타이어업계 생존법
뉴스 1 제공

[파이낸셜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타이어업계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이들은 유럽 주변국 법인 신설 및 매출 비중 확대, 미국 내 제품 선적량 지속·공장 증설 등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구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0월 말 카자흐스탄 판매 법인을 신설하고 최근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했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맞닿은 국가로 주변에는 우크라이나, 루마이나, 벨라루스 등 유럽 국가들도 자리 잡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카자흐스탄 법인은 유럽 법인의 매출 확대 차원에서 신설됐다"며 "특히 러시아 수출을 담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국가들과 접근성이 좋은 만큼 향후 타 지역 매출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최근에는 스웨덴에서 겨울용 타이어 체험 프로그램을 열었다. 현지 딜러를 대상으로 한 활동을 통해 유럽 지역 경쟁력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넥센타이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여부 및 발표가 확정되기 전 미국향 물량을 우선 순위에 둔 생산 및 선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해당 물량을 늘리기 시작한 뒤 2개월 이상 지속된 것이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현지 창고 및 물류망을 활용해 현지 수요를 잡겠다"고 했다. 현재 넥센타이어에는 오하이오, 캘리포니아, 텍사스, 조지아주 등 총 4곳에 현지창고(RDC)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 타이어 생산량 2배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증설이 완료되면 생산량은 기존 연간 550만대에서 1200만대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한국타이어는 이르면 올해 연말 증설을 완료하고 공장을 가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타이어업계가 발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이번 미국 관세 부과 정책에 대응하고 향후 반복될 수 있는 피해 상황을 사전 방지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관세 부과 발효 시점부터 기업들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아예 또 다른 '빅 마켓', 유럽 시장을 대안으로 보고 매출 확대에 집중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타이어 3사의 유럽향 매출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지난해 4·4분기 유럽 매출은 1조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7910억원 대비 36.5% 급증했다. 직전 분기(1조150억원) 이후 2개 분기 연속 1조원 돌파다. 금호타이어도 같은 기간 유럽향 매출이 2566억원에서 3177억원으로 23.8% 늘었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 2·4분기(최신 자료) 유럽 매출이 3072억원으로 6개월 만에 16.6% 증가했다.
고부가가치로 꼽히는 고인치 타이어 비중이 늘어나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4·4분기 유럽 기준 고인치 타이어 매출 비중을 전체의 39.3%까지 늘렸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미국·유럽 시장이 모두 중요한 건 맞다"면서도 "다만 미국 수출이 힘들어지면 유럽 수출을 늘리는 등 다양한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