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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에 노태문… ‘수시 인사’ 본격화

DX 리더십 공백 최소화 인사 단행
노 사장, 품질혁신위원장도 맡아
최원준 사장은 MX COO 겸임
DA사업부장에 김철기 부사장
디자인 총괄에 첫 외국인 사장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에 노태문… ‘수시 인사’ 본격화
(맨왼쪽부터)노태문 DX부문장 직무대행 겸 MX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장, 최원준 DX부문 MX사업부 COO 겸 개발실장, Global운영팀장, 김철기 삼성전자 DX부문 DA사업부장
'갤럭시맨'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57)이 고(故)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의 별세로 공석이 된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는다. 노 직무대행은 '갤럭시 신화'를 일군 스마트폰 전문가다. 또한 한 부회장이 겸임했던 생활가전(DA)사업부장직은 '영업통' 출신의 MX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 김철기 부사장(57)이 선임됐다.

삼성전자는 1일 이런 내용의 전격적인 수시 인사를 단행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고,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계 관계자는 'DX 부문장 직무대행' 인사를 낸 것에 대해 "한종희 부회장의 장례식이 치러진 지 불과 1주일도 되지않아, 고인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직무대행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부회장급 부문장 직무대행'이 삼성전자에서 전례가 없는 일인 만큼, 이번 인사가 차기 DX부문장 인선을 위한 '징검다리 인사'내지는 '인사검증'의 성격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언급한 '수시 인사' 방침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에 노태문… ‘수시 인사’ 본격화
노태문 삼성전자 DX 부문장 직무대행 겸 MX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제공.

이번 인사를 통해 노 사장은 DX부문장 직무대행 겸 품질혁신위원장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는 "MX사업부장에게 DX부문장 직무대행을 맡겨 조기에 조직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 사장은 MX사업부 개발실장, MX사업부장을 역임하면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갤럭시 신화를 이끌고, 모바일 사업의 글로벌 성장을 견인해 온 주역이다. 스마트폰 사업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MX 사업뿐만 아니라 TV·생활가전 사업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1970년생인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글로벌 운영팀장(사장,54)은 기존 직책에 더해 MX사업부 COO를 겸임한다. 노 사장의 DX부문장 직무 대행 겸임에 따른 업무 공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퀄컴 출신인 최 사장은 삼성전자 입사 후 MX사업부 차세대제품개발팀장, 전략제품개발팀장, 개발실장을 역임하며 갤럭시 시리즈 개발을 주도해 온 스마트폰 전문가로 꼽힌다.

한 부회장이 겸임했던 DA사업부를 이끌게 된 김철기 부사장은 삼성자동차로 입사해, 삼성전자에서 부품기술 및 품질업무 등을 담당해왔다. 삼성전자는 김 부사장에 대해 "스마트폰, 가전, TV 전제품의 영업업무를 경험, 기술과 영업전문성을 두루 겸비한 리더"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가전업체들의 글로벌 공세가 강화되고 있어, 점유율 강화 차원에서 영업통을 전진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보직인사를 통해 DX부문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미래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DX부문내 후속 인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언급한 '수시 인사'를 통한 내부 경쟁력 강화 방침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최근 임원 교육에서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경영진보다 더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고, 필요하다면 인사는 수시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에 노태문… ‘수시 인사’ 본격화
마우로 포르치니 삼성전자 DX부문 최고 디자인 책임자. 뉴시스

외부 인재 수혈도 확대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마우로 포르치니를 디바이스경험(DX)부문 최고디자인책임자(CDO·사장)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외국인을 디자인 총괄 사장으로 임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우로 포르치니 사장은 필립스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시작해 3M과 펩시코에서 CDO를 역임하는 등 글로벌 디자인 업계에서 명성을 쌓아왔다. 포르치니 사장의 합류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모바일과 TV, DA 등 전 사업 영역에 걸친 디자인 역량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