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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266대"...기아 '픽업트럭', 호주 찍고 美까지 정조준 [FN 모빌리티]

북미 겨냥 새 모델 개발 착수
정확한 출시 일정은 미정
최근 공개 타스만 반응 좋고
북미 픽업트럭 수요도 견고

"하루 266대"...기아 '픽업트럭', 호주 찍고 美까지 정조준 [FN 모빌리티]
미국 뉴햄프셔주의 한 자동차대리점에 전시된 포드 픽업트럭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브랜드 최초 픽업트럭 '타스만'을 공개한 기아가 북미를 겨냥한 새 모델 콘셉트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초기 단계로 아직 정확한 출시 일정은 나오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단계에 진입했음을 분명히 했다. 북미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는 기아가 픽업트럭이라는 시장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픽업트럭 북미 진출한다"
기아 관계자는 지난 3월 31일 강원도 고성 델피노 리조트에서 열린 브랜드 최초 타스만 시승 행사장에서 "타스만과 다른 새로운 모델로 북미 진출을 겨냥하고 있다"며 "현재 개발 초기 단계라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타스만과는 별개 모델"이라고 했다. 기아가 공식적으로 북미 겨냥 픽업트럭 개발 상황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면서 "현재 북미 등 바람이 센 곳으로 가서 안정성 시험도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개선할 점이 있다면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아가 픽업트럭 형태로 북미 진출 계획을 세운 것은 처음 내놓은 타스만의 인기가 상당한 데다 북미 지역 픽업트럭 수요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기아에 따르면, 타스만의 경우 2월 13일부터 보름 동안 국내에서만 4000대 넘는 차량이 계약됐다. 하루로 환산하면 266대 이상이다. 지난해 국내 픽업트럭 전체 판매량이 1만3954대인 점을 감안하면 28.6%가 넘는 상당한 양이 보름 내 계약된 것이다.

업계는 기아가 5월부터 호주와 중동 등 각 권역에 순차적으로 타스만 론칭을 할 예정인 만큼 계약 수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타스만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기아가 북미 픽업트럭 진출을 준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픽업트럭 수요가 상당한 것도 또 다른 이유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북미 픽업트럭 시장은 2023년 1348억9000만달러(약 197조8000억원)에서 2032년 2058억9000만달러(약 301조원)로 성장이 예상된다. 2023년 북미에서 판매된 픽업트럭은 300만대 이상이다. 그해 북미 신차 판매 1550만대의 약 5분의 1이자 국내 픽업트럭 판매량 1만8199대보다 160배 이상 크다.

관세 장벽으로 현지 생산 필수
물론 관세 장벽으로 현지 생산이 필수라는 한계는 있다. 앞서 한국과 미국은 2018년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통해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 25%를 기존 2021년에서 2041년까지 20년 연장했다. 하지만 미국에 기아 공장이 있는 만큼, 의사 결정만 되면 현지 생산을 통한 문제 해결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하루 266대"...기아 '픽업트럭', 호주 찍고 美까지 정조준 [FN 모빌리티]
북미 전용 픽업트럭 현대자동차 싼타크루즈의 부분변경 모델.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입장에서는 기아의 북미 픽업트럭 진출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현재 북미에서 픽업트럭을 판매하는 계열사는 현대차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전통 브랜드와의 경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북미 픽업트럭 브랜드 수요가 굳건한 상황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아만의 뛰어난 기술력이나 다양한 혜택 등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한 방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