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중견기업 경영진 바꾸고 재정비…실적 확대·신사업 추진

경동나비엔, 주방기기 사업 강화
오너 3세 손흥락 각자 대표 선임
웅진씽크빅, 한국MS 출신 대표로
AI·DX 강화하고 해외 공략 속도
대동로보, 로봇 전문가 대표 영입

중견기업 경영진 바꾸고 재정비…실적 확대·신사업 추진
윤승현 웅진씽크빅 대표(왼쪽) 여준구 대동로보틱스 대표
중견기업들이 최근 주주총회를 열어 잇달아 경영진을 교체하고 재도약에 나섰다. 이를 통해 경기 침체를 뚫고 생존과 함께 신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과 청호나이스, 웅진씽크빅 등은 최근 대표이사 교체 등 경영체제 변화를 꾀했다. 우선 경동나비엔은 오너 책임경영을 한층 강화했다. 경동나비엔은 최근 주주총회를 거쳐 손흥락 부회장을 각자 대표로 선임했다. 손 부회장은 고 손도익 창업주 손자이자 손연호 회장 장남이다. 경동나비엔은 손 회장 부자와 함께 장희철 신임 대표까지 3인 체제로 운영된다.

손 부회장은 지난 2008년 경동나비엔에 입사한 뒤 기획과 마케팅, 구매, 서비스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그는 영업·마케팅 등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한편, 신사업을 주도할 전망이다. 실제로 경동나비엔은 SK매직으로부터 주방기기사업을 인수한 뒤 최근 '나비엔매직'을 공식 출범했다.

청호나이스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했다. 청호나이스는 이달 1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지기원 대표이사 취임식을 열었다. 지 대표는 청호나이스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며 전략 중심형 조직을 구축하고 신규 채널을 성공적으로 확대하는 등 역할을 했다.

청호나이스는 지 대표를 중심으로 △신사업 확장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 △내수 기반 강화 △ 글로벌 시장 성장 가속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나아가 정수기 등 환경가전 이미지를 벗고 '라이프케어 기업'으로서 위상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중견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수장을 바꾼 사례도 있다.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 대표에 윤승현 전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문장을 선임했다. 윤 대표는 다국적 컨설팅회사 액센츄어를 비롯해 네이버 등에서 전략·컨설팅 경력을 쌓은 경영 전문가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엔터프라이즈 글로벌 부문장을 맡았다.

웅진씽크빅은 기업 경영 화두로 떠오르는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X)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해외 시장에서의 교육 사업 성과를 가속화하기 위해 국내외 사업 경험이 풍부한 윤 대표를 수장으로 영입했다. 웅진씽크빅은 윤 대표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비즈니스 성장과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매진할 계획이다.

대동그룹은 신성장동력인 로봇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대동로보틱스 신임 대표로 여준구 박사를 선임했다. 여 대표는 미국 대통령상 수상자로 지난 2014년 세계 최대 기술학회인 전기전자공학자학회(IEEE) 종신 석학회원으로 선정된 로봇공학 분야 권위자다.
한국항공대 총장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로봇·미디어 연구소 초대 소장,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원장 등을 역임했다.

대동 관계자는 "대동이 보유한 자율주행 트랙터, 정밀농업 등 농업 첨단기술, 오랜 기간 축적된 글로벌 마케팅 역량에 대동로보틱스 기술력을 접목해 극대화할 것"이라며 "국내 로봇산업 내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경영진 교체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