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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하늘길·바닷길 뚫자" 정유업계, 친환경 연료 도입 속도

기존 탄소 배출량 대비 80% 저감
지속가능항공유 시장 선점 총력전
2027년부터 1% 혼합사용 의무화
전용 생산라인 구축 등 준비 박차
바이오선박유도 대체재로 급부상

"저탄소 하늘길·바닷길 뚫자" 정유업계, 친환경 연료 도입 속도
SK에너지 지속가능항공유(SAF) 생산 설비 연합뉴스

전 세계적인 친환경 흐름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지속가능항공유(SAF), 바이오선박유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부터 유럽연합(EU)의 SAF 사용 의무화 정책이 시작되는 등 저탄소 항공유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AF 의무화 강화… 시장 확대 대비

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SAF 제품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SAF란 식물 부산물이나 폐식용유를 원료로 만들어진 항공유다. SAF를 사용하면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까지 저감할 수 있다. 특히 SAF는 항공업계에서 탈탄소 효과가 가장 큰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정유 자회사인 SK에너지는 지난 1월 국내 최초로 유럽에 SAF를 수출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SAF 전용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GS칼텍스는 작년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인증을 받은 5000kL 규모의 SAF를 일본에 수출했다. GS칼텍스는 핀란드 네스테로부터 100% SAF를 수입해 일반 항공유와 혼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먼저 일본에 수출을 성사시킨 바 있다. 오는 2027년 이후 SAF 전용 생산라인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8월부터 인천공항-도쿄 하네다공항을 운항하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SAF를 주 1회 공급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 기조가 강화되고 항공사들의 탄소 감축 노력이 확대되면서 SAF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AF 시장 규모는 2027년 약 28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SAF 사용 의무화 규정도 강화되고 있다. EU는 2030년에는 6%, 2050년에는 70%까지 의무화 비율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국도 2027년부터 1%는 SAF를 혼합해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바이오선박연료 사업도 시동

바이오선박유도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에너지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화석연료 기반 선박유를 대체할 친환경 연료로 바이오 선박유를 꼽았다.

바이오선박유란 동식물성 유지를 이용해 생산한 연료로 황 함량이 거의 없고 탄소 감축이 가능한 제품이다. 특히 바이오선박유의 경우 LNG, 메탄올, 암모니아 등 다른 대체 연료와 달리 별도의 선박 엔진 및 연료 공급 시스템의 개조가 필요 없고, 기존 선박유 공급 인프라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국내 정유사 최초로 초저유황 바이오선박유를 해외 선사에 수출했다. 황 함유 비율이 0.5% 이하의 초저유황중유를 기반으로 생산됐다. 지난해 7월 국내 선사에 최초로 초저유황 바이오선박유를 공급하기도 했다. GS칼텍스는 국내 정유사 최초로 바이오연료에 대한 국제 친환경 제품 인증제도인 'ISCC EU'를 취득했다. ISCC는 유럽연합(EU)의 재생에너지 지침에 부합하는 지속가능성 및 저탄소 제품에 대한 국제인증 제도다.
아울러 HMM·포스코·에이치라인해운 등 국내 선사 및 화주들과 바이오선박유 사업 협력에 돌입한 데 이어 국내 정유사 최초로 바이오디젤이 30% 함유된 바이오선박유 제품 제조 및 공급을 시작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바이오선박유 시장 규모는 2024년 39억 달러에서 2034년 80억 달러로 연평균 7.3%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추세에 발맞춰 안정적 수익원 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며 "다만 국내에서는 아직 시작 단계로, 시장 확대 속도에 맞춰 경쟁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