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 전광판.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관세 폭탄 현실화 우려로 증시가 출렁이면서 증권사들이 종가기준으로 코스피지수 2300선 붕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실제 공포지수(VIX)는 역대급 고점을 형성하는 등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이날 일제히 보고서를 내고 올해 코스피 예상밴드 하단을 2300p까지 낮췄다. 전일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코스피지수가 하루에만 5% 넘게 급전직하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날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2025년 코스피 예상밴드를 2300~2850p으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 증시 하락에 수급적 관점에서 외국인 이탈이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수는 2300p 전후로 형성될 수 있으며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하방 경직적 구간에 가깝다. 펀더멘털 관점에서도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이날 코스피 예상밴드 최하단을 2300p로 제시했다. 메리츠증권은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커 전망이 어렵다"면서도 "코스피 2300선을 밑돌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대외 관세 영향에 따른 일시적 낙폭이 발생한 것으로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라며 예상밴드를 수치화하진 않았다.
메리츠증권 이진우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글로벌 관세 여파는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는 요인이라 2·4분기 동안 관세율 확정 및 경기 침체 여부를 확인하는 기간이 필요하다"라면서 "한국 증시 충격은 불가피하나 조기 대선 정국에서 대내 정책 모멘텀 내러티브로 관세 영향을 상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날 공포지수 'VIX'는 지난해 8월5일이후 8개월만에 처음으로 40p를 넘어섰다. 통상적으로 VIX가 40p를 웃돌면 증시가 공포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조병현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위기 국면에서 항상 급등했던 VIX가 40p를 넘은 사례는 흔치 않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유로존 재정위기 등 굵직한 사안이 발생했을 때 형성됐다. VIX 40p를 넘는 과정에서는 이미 상당 수준의 급락이 사전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포지수가 급등에 IPO 시장도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달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를 접수한 기업은 대한조선으로 단 1곳(스팩 제외)뿐이다. 이달 IPO 예상 기업 수는 많아야 5~6개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시가 급격히 흔들리면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기관 수요예측을 마치고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은 에이유브랜즈, 한국피아이엠 등 2개이다.
이를 포함한 4월 상장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은 모두 5개사이다. 오는 5월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은 10개사이지만, 최근과 같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 상장추진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연구원은 "4월 국내 IPO 시장은 소강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IPO 시장의 예상 공모금액도 역대 동월 평균 공모금액 1289억원을 크게 밑돌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김찬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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