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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러브콜 받는 K조선 위상… 실상은 美진출로 '인력 유출' 걱정[관세전쟁 본격화]

조선업 상반기 고용 4.1% 증가
친환경 스마트선박 기술력 선도
고질적인 기술인재·숙련공 부족
처우·인식개선으로 인재 양성을

美서 러브콜 받는 K조선 위상… 실상은 美진출로 '인력 유출' 걱정[관세전쟁 본격화]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 해군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K조선의 글로벌 진출 선결과제는 '인력 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진출로 일자리 부족과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는 다른 산업과 달리 조선업계는 고질적 인력난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진출이 확산되면 기술인재와 숙련공 유출이 불가피하다며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는 꾸준히 고용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 한국고용정보원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올해 상반기 주요 10개 업종 일자리 전망에 따르면 상반기 조선업 고용 규모는 지난해 동기 대비 4.1%(5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3년치 일감으로 도크를 가득 채운 수주물량과 더불어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에 따른 선박 증가 영향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친환경 스마트 선박에서 압도적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분야 인력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항만경제학회가 발행한 '친환경 스마트 선박 인력 수요예측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친환경 스마트 선박분야 인력 수요는 올해 6만2001명에서 2030년 8만5035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반해 국내 조선업계는 고질적 인력난을 겪고 있다. 조선업 성장 속도와 반대로 기술인재와 숙련공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현실이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업계는 연평균 1만2000명 이상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2027년부터는 규모가 13만명으로 커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일자리 창출을 위한 관세 부과로 반도체, 자동차, 에너지 등 타 산업군이 미국 진출을 검토하며 일자리 부족과 공동화 현상을 겪는 것과는 상반된 현상이다. 조선업이 인력난을 겪는 이유로는 △지방근무 기피 △고령화로 인한 퇴직 증가 △신규 인력 유입 저조 △노동강도 대비 낮은 임금 경쟁력 △하도급 구조로 인한 고용불안 등이 꼽힌다. 더욱이 1500조원 규모의 세계 최대 '큰손'으로 꼽히는 미 해군이 국내 조선업계에 러브콜을 보내며 인력 유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미국 필리조선소에 이어 미국 내 사업장을 보유한 오스탈 지분투자를 감행하며 미 함정 건조를 위한 유지·정비·보수(MRO) 사업에 가장 앞서 있다.
HD현대중공업도 이날 미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연내 현지 조선소 인수도 신중히 검토 중이다.

이은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업체들의 미국 진출이 본격화되고 협력을 강화하면 월등히 앞선 국내 업체들의 기술인력과 숙련공의 기술지원 및 파견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자동차 산업과 달리 조선업은 오히려 미국에서 조선협력을 통한 인재 공동양성을 요청하고 있는 만큼 처우개선과 인식개선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