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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HBM"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제치고 D램 점유율 첫 1위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최근 올 1·4분기 메모리 보고서 발표
SK하이닉스, D램 매출 기준 점유율 36%로 1위 등극
2·4분기까지는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점유율 확대

"역시 HBM"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제치고 D램 점유율 첫 1위
2025년 1·4분기 D램 매출액 기준 시장 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져가며,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HBM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6세대 HBM(HBM4)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가 앞서 나가고 있어,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매출액 기준 점유율 36%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가 34%, 마이크론이 25%로 그 뒤를 쫓은 것으로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특히 핵심 기술인 HBM 분야에서 70%의 시장 점유율로 압도적 우위를 점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정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 연구원은 "이번 성과는 SK하이닉스가 D램 분야, 특히 HBM 메모리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며 "회사에 큰 이정표가 되는 사건"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2·4분기에도 선두를 달릴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HBM를 찾는 글로벌 빅테크사들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이 같은 수요에 미국발 관세 장벽에도 HBM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황민성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디렉터는 "HBM의 주요 적용처인 AI 서버는 '국경 없는' 제품군이기 때문에 무역 장벽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미국발(發) 무역 충격으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이 HBM 시장 성장에 리스크로 작용할 여지는 남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차세대 HBM인 HBM4 시장에서도 SK하이닉스 선두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주력인 5세대 HBM인 HBM3E 12단 제품을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고객사에 공급 중이며, 6세대 HBM4 12단 제품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는 향후 HBM4E 개발에도 속도를 내 HBM 리더십을 강화할 방침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AI 반도체 생태계를 주도하는 엔비디아 공급망 합류에 시도하고 있지만, 공식적인 HBM3E 8단·12단 퀄(품질)테스트 통과 여부조차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 반도체(DS) 사업부문을 이끄는 전영현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AI 경쟁 시대에 HBM이 대표적인 부품인데 그 시장 트렌드를 조금 늦게 읽는 바람에 초기 시장을 놓쳤다"며 "HBM4 등 차세대 HBM에서는 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계획대로 차근차근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