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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럭셔리 랜드마크' 베일 벗다..최대 샤넬 매장 들어선 '이곳' [르포]

#사진설명 = 9일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 지하 1층 기프트숍에서 한국의 문화유산을 개성있게 풀어낸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오른쪽은 '더 헤리티지' 4층에 마련된 역사관 전경. 사진=정상희 기자 신세계백화점 제공

[파이낸셜뉴스] 9일 문을 연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 1층에 들어서니 1930년대의 건물 양식을 그대로 살린 샤넬 매장이 압도적인 고급스러움을 뽐내고 있었다. 더 헤리티지 1~2층 전체를 쓰면서 국내 최대 샤넬 매장이 된 이곳의 천장은 90년전 준공 당시에 있던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엘리베이터도 벽돌과 같은 느낌을 주는 마감으로 100년의 시간을 덧입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리뉴얼에서 가장 중요시 한 부분이 준공 당시 모습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었다"며 "더 헤리티지 내부는 당시의 디자인 양식은 그대로 살리면서 견고한 소재와 현대의 건축 기술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꾸며졌다"고 설명했다.

1930년대 건축 재현한 복합 쇼핑공간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옛 제일은행 건물을 리뉴얼한 '더 헤리티지' 개관을 기점으로 국내 최고 '럭셔리 랜드마크'로서의 첫 발을 뗐다. 기존 본관과 신관의 명칭도 각각 '더 리저브'와 '디 에스테이트'로 변경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국내 최고 수준의 럭셔리 브랜드를 선보이는 동시에 100여년 역사의 문화유산적 가치를 그대로 전해 역사·문화·쇼핑이 공존하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선사한다는 전략이다.

이날 신세계백화점 더 헤리티지로 새로 태어난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은 1935년 준공돼 1989년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한국산 화강석을 사용해 마감한 네오 바로크 양식의 건물로 한국 전쟁 때에도 큰 피해를 입지 않아 준공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서다. 신세계백화점은 이 건물을 2015년 매입해 10년간 보존과 복원에 공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국가유산위원회의 수 차례 심의와 30차례 이상의 자문을 통해 1935년 준공 당시와 90% 가량 동일한 수준까지 복원했다.

그 결과 더 헤리티지는 근대 건축물을 쇼핑과 문화의 복합 공간으로 계승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건물이 됐다. 신세계백화점이 재해석한 럭셔리와 가장 한국적인 요소들을 접목해 전통과 미래, 글로벌한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롭고 특별한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문화·역사 알리는 전시관 역할

더 헤리티지에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인 샤넬과 한국의 전통 문화을 선보이는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가 함께 자리 잡고 있다. 5층에 들어선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신세계의 안목으로 풀어냈다. 이날 한국의 문화와 생활 양식을 담은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전시된 작품 일부는 지하 1층 공예 기프트숍을 통해 판매된다. 장인∙작가들과 협업한 독점 상품과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의 정체성을 담은 선물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건축학적 보전 가치가 가장 높은 4층에는 대한민국 유통의 발자취를 담은 역사관과 고품격 미술품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마련됐다. 명동이라는 최고 입지에서 판매 공간으로 쓸 수 있는 곳을 전통을 보존하고 알리는 전시관으로 할애한 것이다.

이 밖에 신세계 한식연구소에서 한국의 디저트를 연구해 직접 개발한 메뉴를 소개하는 '디저트 살롱'과 옥상 정원도 개방된다. 옥상 정원에서는 한국은행과 명동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서 전망대에 오른 듯 했다.
서울의 역사, 문화, 쇼핑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 코스로서 준비를 마친 셈이다. 본관을 리뉴얼한 더 리저브는 올 하반기 오픈 예정이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신세계의 모든 역량과 진심을 담아 더 헤리티지를 개관했다"며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관광의 즐거움과 쇼핑의 설렘, 문화의 깊이까지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