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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스트리트 패션 공략… 힙한 감성은 우리가 제일 잘 알죠"[K스타일 웨이브]

주희연·김다현 히에타 대표
홍대 '과 동기'가 '창업 동기’로
시그니처 백, 해외서 먼저 주목
美·日 등 글로벌 매출 절반 육박
무신사 지원에 성장 기회 잡아
내년 토털 패션 브랜드 도전장

"해외 스트리트 패션 공략… 힙한 감성은 우리가 제일 잘 알죠"[K스타일 웨이브]
히애타 주희연 대표(왼쪽)와 김다현 대표가 자신들이 개발한 가방 제품들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히에타 제공
일명 '핀터레스트 걸'로 잘 알려진 독일 출신 패션 인플루언서 린다와 팔로어 수 100만이 넘는 미국 기반의 인플루언서 루비 린이 든 가방.

세계적 주목을 받은 이 가방은 홍익대 패션디자인과 동기인 주희연 대표와 김다현 대표가 합심해 지난해 4월 내놓은 '히에타(hieta)' 브랜드 제품이다. 히에타는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 해외에서 먼저 관심을 받았다. 해외 매출 비중만 40%에 달한다. 히에타는 지난해 8월 무신사에 입점해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최근까지 3000개가 넘는 가방을 팔았다. 거래액만 4억5000만원에 달한다. 인스타그램 브랜드 공식 계정 팔로어 수가 500명이 채 안 됐을 당시부터 무작정 전세계 인플루언서들에게 "가방을 선물해도 되겠느냐"며 다이렉트메시지(DM)를 보낸게 탁월한 마케팅 효과를 냈다.

최근 서울 성수동 무신사 성수 E1에서 만난 주 대표는 "해외에서 반응이 오면 '해외에서 핫 하네, 이 브랜드 뭐지' 하는 식으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국내 시장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부터 공략 '역발상 전략'

보통 국내시장에서 기반을 다진 다음 해외에 진출하지만, 히에타는 '거꾸로 전략'을 썼다. 숏폼 플랫폼 틱톡에 브랜드를 론칭하기 전부터 꾸준히 올렸던 콘텐츠 덕도 톡톡히 봤다. 틱톡의 특성에 맞게 길거리에서 가방을 들고 지나가는 짧은 영상이나 공장에서 가방을 만드는 메이킹 영상(제작 과정 영상) 등을 올리는 식이다. '1일 1업로드'를 하자 '어디서 살 수 있냐'며 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히에타 가방의 가장 큰 특징인 두꺼운 스트랩의 트렌디하고 신선한 디자인이 남들과는 다른 것을 찾는 해외 고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국내에서는 과감하고 낯설어 별 인기가 없는 노란색, 핑크색 가방을 내놔 이른바 시선을 사로잡는 '아이캐칭(eye-catching)' 브랜드라는 이미지도 구축했다.

이런 브랜드 전개는 무신사의 장학 프로그램인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MNFS)' 1기였던 주 대표의 창업 경험과 해외부터 공략한 마케팅이 결합해 낸 성과다. 20대 초반 '또래 대표'들의 브랜드 운영 특강을 들으며 "내 브랜드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300만원의 장학금과 사업 실무 강의를 접하며 현실이 됐다. 주 대표는 "처음 친구들과 목걸이와 팔찌를 판매했는데 반응이 괜찮다가 곧 난관에 부딪혔다"며 "판매만 생각하다 보니 다음 단계가 보이지 않았던 경험 덕에 창업시 브랜드의 방향성을 잡아가는 게 중요한 걸 깨달았다"고 했다.

■'과 동기'서 '비즈니스 파트너'로

홍익대 패션디자인과 동기인 두 대표는 비슷한 시기 이탈리아와 프랑스로 각자 교환학생을 가 매일 교감을 나눈게 '창업 동기'로 이어졌다. 디자인 전공생에겐 '백과사전'인 핀터레스트를 보며 영감을 얻고 구상하는 습관 속에서 히에타의 시그니처 제품이 된 티나백도 탄생했다. 핀터레스트는 미국 이미지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다. 카페나 길거리 등 일상 속에서 자연스러운 모습 속에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듯)' 스타일의 사진은 브랜드 정체성의 또 다른 축이다.

핀터레스트 감성은 브랜드 확장 차원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주 대표는 "단순 구매 뿐 아니라 '토털 스타일링 룩'에 대한 팁을 얻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런 콘셉트를 고안해 냈다"고 했다. 의도는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화보 컷이나 스탭 착장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리면 '어디 거냐'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뿌듯했던 건 핀터레스트에 히에타 가방 화보가 올라가 있을 때다. 김 대표는 "요즘 시대에는 브랜드가 고객과 얼마나 잘 연결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쿨한 친구가 추천해 주는 브랜드처럼 고객과 브랜드가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히에타는 토털 패션 브랜드로의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어패럴로 확장할 예정이다. 브랜드의 성장 동력이 된 해외에서도 활동 반경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