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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마추어' 감독 "007 본드도, 본도 아냐..뜻밖의 영웅 탄생"

첩보영화 대명사 '007'시리즈와 '본'시리즈와 비교하며 '보헤미안 랩소디' 라미 말렉 주연 및 프로듀싱

영화 '아마추어' 감독 "007 본드도, 본도 아냐..뜻밖의 영웅 탄생"
영화 '아마추어'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아마추어' 감독 "007 본드도, 본도 아냐..뜻밖의 영웅 탄생"
영화 '아마추어'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영화 '아마추어' 감독 "007 본드도, 본도 아냐..뜻밖의 영웅 탄생"
영화 '아마추어' 속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파이낸셜뉴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프레디 머큐리로 유명한 배우 라미 말렉이 현장 경험이 전무한 CIA 암호 해독가로 돌아왔다.

영화 ‘아마추어’는 기존 스파이와 다른 능력을 가진 CIA 암호 해독가 ‘찰리 헬러’가 살해된 아내의 복수를 위해 자신만의 탁월한 두뇌와 기술로 거대한 테러 집단에 맞서는 지능적 스파이 스릴러물이다. 제임스 하위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수입·배급했다.

지난 9일 이 영화가 전세계 최초 국내 개봉한 가운데 말렉과 하위스 감독이 화상 인터뷰를 통해 국내 언론과 만났다. 둘은 진지하면서도 신사적인 태도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한국영화에 대한 존경과 제작 비하인드 및 영화의 특장점을 설명했다.

말렉 "많은 교훈 얻은 한국영화, 큰 사랑 준 한국 관객..영광"


먼저 말렉은 “정말 자랑스럽고 감격스러운 순간”이라며 “우리는 한국 영화로부터 얻은 많은 교훈을 참고해 이런 훌륭한 장르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며 한국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특히 ‘보헤미안 랩소디’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말렉은 “한국 영화 애호가로서 훌륭한 한국 영화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배웠는데 그런 한국 관객들에게서 큰 사랑을 받았다는 것은 너무나 큰 영광”이라고 부연했다.

말렉은 프로듀서로서 5년 넘게 ‘아마추어’ 제작에 관여하며 캐릭터는 물론이고 앙상블 전반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작품을 발전시켜 왔다.

그는 ‘아마추어’라는 영화가 탄생하게 된 계기에 대해 “간과되어 온 사람, 그리고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 않았던 사람이 어떻게 비범한 일을 하고 있는지를 많은 관객들한테 보여주고 싶다는 그런 열망에서 시작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선 미 출간된 로버트 리텔의 1981년작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1988년 TV로 방영된 존 새비지 주연 영화 ‘격정의 프라하’를 리메이크했다. 기자 출신 작가로 냉전 시대 동서독이 배경인데, 44년 만의 리메이크라 냉전시대는 끝이 났고, 정치 상황도 달라졌다.

원작 소설과 시대적 배경이 달라지면서 연출에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일까?
하위스 감독은 “당시 프라하는 스파이의 도시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지금 정치적으로 조금 더 유의미하고, 유럽의 변방이면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촬영이 덜 이뤄졌던 이스탄불로 무대를 옮겼다”고 답했다.

“기술 역시 당시에는 모바일 폰이 없었고, 감시망도 그렇게 많이 깔려있지 않았다”며 “시간적 배경을 현대로 가져오면서 다양한 최첨단 기술들을 가져왔다. CIA에 직접 자문을 받았다. 어떤 것은 우리가 상상하고 이러이러한 기술을 쓸려고 하는데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진짜로 가능하다고 해서 오히려 놀랐다. 무섭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언더독 스토리" "인물 여정에 초점 맞춘 첩보물"


기존 스파이물과 차이점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말렉은 “우리 영화의 주인공은 머리도 좋지만 인간적인 면도 돋보인다. 취약성을 갖춘 인물로 자신이 직접 (복수에) 나서기까지 시간도 걸린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과 자신뿐 아니라 아내의 관점으로 해당 사건을 보고, 세상을 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맞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여정은 상실에 대한 개인적인 리서치(조사)이자 여정이 된다. 도덕적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본인의 신념에 의구심이 생기고, 질문을 던지면서 고통도 받는다. 관객들이 나라면 어떻게 할까,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주인공이 멈추지 않고 끝까지 가길 응원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이 여정을 따라가면서 우리로 하여금 그 방아쇠를 담기게끔하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하게 될 것”이라며 진지한 설명을 이어갔다.

하위스 감독은 “인물의 여정에 초점을 맞춘 첩보 스릴러라는 점이 차별점”이라며 “또 여러 번의 반전이 나온다. 찰 리가 내리를 결정 하나하나가 관객들에겐 아주 뜻밖의 서프라이즈가 된다. 며칠 전 미국 뉴욕 상영에서 반전의 반전을 볼 때마다 놀라는 관객들의 얼굴을 직접 봤다. 그들 역시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을 재밌게 잘봤다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말렉은 "언제나 전형적인 영웅에 도전해왔다. 전형성이 있다면 그 틀을 깨는 게 예술가로서의 목표"라며 "'보헤미안 랩소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주인공이 예상치 못한 영웅으로 탄생하고 여러 장벽을 넘어 끝내 특별한 일을 해낸다는 '언더독' 스토리에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위스 감독 역시 "주인공은 제임스 본드도, 제이슨 본도 아니다"며 "뜻밖의 영웅이 탄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오락 영화이다. 순도 100% 엔터테인먼트 볼거리로 가득 차 있으니 영화관에서 재미있게 관람해 주면 감사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 영화는 이병헌 주연 한국영화 '승부'에 이어 일일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다.

영화 '아마추어' 감독 "007 본드도, 본도 아냐..뜻밖의 영웅 탄생"
영화 '아마추어'의 배우 라미 말렉.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