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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질 영업' 홈플러스, MBK 회장 사재 출연은 '감감 무소식'

'땜질 영업' 홈플러스, MBK 회장 사재 출연은 '감감 무소식'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MBK의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긴급 토론회'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자금 순환을 위해 연일 할인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김병주 회장의 사재출연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여전히 내놓지 않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요구한 홈플러스 투자자에 대한 변제안 제출 기한까지도 MBK는 침묵을 유지하면서 정상화 노력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국회가 제시한 김병주 회장의 사재출연을 포함한 대책 발표 기한을 넘겨 구체적인 출연 규모나 변제 범위 등을 제시하지 않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은 지난 2일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에게 사재 출연 계획을 포함한 변제안을 10일까지 제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MBK는 지난달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 카드 물품대금 기초자산 단기전자유동화증권(ABSTB) 잔액 4618억원 전액 변제 등을 약속했으나 구체적 계획 없이 모호한 표현으로 다수 이해관계자를 기만했다는 비판 여론이 높아진 상황이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 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역시 "이날까지 사태 해결에 대한 명확한 태도가 보이지 않을 시 바로 집단 고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는 더욱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도 MBK파트너스는 사재 출연 약속 이행 대신 홈플러스를 통해 변명에 가까운 주장만 펼치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긴급 토론회'에서 마트 노조가 "홈플러스 경영 악화의 결정적 요인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발생한 5조 원가량의 과도한 차입금과 이에 대한 이자비용 때문"이라고 주장하자 즉각 해명에 나섰다.

홈플러스 측은 "MBK파트너스가 인수하기 전인 2015년 2월 기준 홈플러스는 장단기차입금 1조6177억원과 운전자금성 부채 2조1548억원 등 이미 3조7725억원의 기존 부채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수 당시 홈플러스의 기존 부채를 제외한 인수 관련 순수 차입금은 2조8350억원이며 이로 인한 이자비용 증가분은 약 1100억원"이라며 "인수 당시 홈플러스의 상각전영업이익이 약 8000억원인 걸 고려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가 인수에 들어간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홈플러스 매장을 매각한 후 높은 임대료의 '세일 앤드 리스백'으로 전환해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회사 측은 "총 68개 임대 매장 중 MBK 인수 후에 임대 매장으로 전환된 매장은 14개뿐"이라며 "대다수의 임대 매장은 MBK의 인수 전 대형마트 호황기에 계약된 매장들"이라고 밝혔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후 인력 감축을 통해 이윤을 극대화했다는 주장에는 "타 유통사들이 수차례에 걸쳐 인위적 구조조정을 시행해왔지만 홈플러스는 단 한 번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는 "총 직원 수가 감소한 건 고객 구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오프라인 마트 매출 규모가 축소됨에 따라 운영인원이 줄어든 것"이라며 "대형마트 3사 중 홈플러스가 감소 규모가 가장 작다"고 덧붙였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