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WM추진부 전문위원
19년째 부동산 투자 관련 한우물
주식과는 달라 저점매수 힘들어
부담 가능한 대출규모 설정해야
공시가 현실화는 속도조절 지적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WM추진부 전문위원.사진=최가영 기자
"세금에는 당위성이 있지만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세금 내는 걸 싫어합니다. 괴리를 해결하려면 부담을 줄여줘야죠."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WM추진부 전문위원(사진)은 10일 3년 만에 폐지된 '공시가 현실화' 계획을 두고 공평한 과세를 위해서는 논리적이었지만 짧은 시간에 해결하려던 점이 문제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2007년 신한은행 공채로 입행한 우 전문위원은 부동산자문센터 팀장, 압구정역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을 거쳐 현재는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의 부동산·투자·세무·투자은행(IB) 등 각 분야 전문가가 모여 팀 단위로 고객맞춤형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우 전문위원은 부동산법을 공부한 법학박사이자 세무사 자격증이 있는 세무전문가로 부동산 세금 특화 자문을 담당하고 있다.
공시가 현실화 계획은 부동산 가격 급등을 따라잡지 못한 공시가격을 바로잡으려는 시도였다. 비싼 부동산일수록 시세 대비 공시가격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세금 부과 형평성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세가 오르지 않아도 정해진 비율이 오르자 세금 부담이 커진 탓에 중단됐다. 이달 말 결정·공시되는 공동주택 보유세도 2020년 수준의 시세반영률이 적용됐다.
우 전문위원은 "40년 가까이 쌓인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려던 것이 문제"라며 "좀 더 긴 시간을 두고 비율을 차차 현실화해 나간다면 조세저항을 줄이고 보유세 과세를 정상화해 양극화 현상을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공시가 현실화에서도 볼 수 있듯 주요지역의 부동산 투자는 '불패'로 불린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잃는 사람' 많은 주식에서 '버는 사람' 많은 부동산으로 관심종목을 바꾸는 이도 늘고 있다.
우 전문위원은 주식에 비해 부동산은 '저환금성 자산'이라는 점을 장점으로 거론했다. 낮은 환금성은 일반적으로 단점이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다르다는 것이다.
수시 거래가 가능한 주식은 큰 상승폭이 생기기 전 매도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부동산 처분은 중개인을 거쳐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매수자를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투자가 아닌 실거주는 살다 보면 몇 년이 훌쩍 지나는 경우가 있어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시간을 의도치 않게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주식에서 넘어온 투자자들에게 우 전문위원은 "두 시장을 혼돈해선 안 된다"며 특히 '데드캣 바운스'에 주의를 요구했다. 데드캣 바운스란 주식시장에서 가격이 크게 하락한 이후 발생하는 일시적 반등 현상을 말한다. 다만 짧은 반등 후 곧 다시 하락세가 나타나 손실을 보는 투자자가 많다.
이 같은 이론을 부동산 시장에 접목해 돌아오는 저점에 부동산을 매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부동산 가격에 거래가 어렵다는 것이다.
우 전문위원은 "중요한 것은 시장이 아니라 '내가 버틸 수 있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출을 감안해 살 수 있는 집의 규모가 얼마인지를 따진다면 당장 몇 년 안에 데드캣 바운스가 맞느냐 틀리냐를 맞힐 필요가 없어 투자에 실패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조언했다.
going@fnnews.com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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