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사파, 닌빈, 하롱베이 7박 8일 여행기: 7화
하롱 베이에서 카야킹 체험을 즐기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하롱 베이 크루즈 투어에서 탔던 크루즈의 모습. 사진=이환주 기자
하롱 베이 대표 관광 명소인 승솟 동굴 내부 모습. 사진=이환주 기자
하노이 시내 중심부에 있는 카페 건물. 사진=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7박 8일 하노이 일정 동안 사파, 하노이, 닌빈, 하롱 베이 등 총 4개 도시를 둘러봤다. 사실 여유롭게 여행 일정을 짜는 사람이라면 두 번, 세 번에 나눠서 둘러봐도 충분하지만 조금 욕심을 부린 것이다. 실제로 7일째인 하롱 베이 1데이 투어 당일에는 조금 체력에 부치기도 했다. 하지만 추후 이 글을 읽게 될 필자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한 번 어딘가에 가면 뽕을 뽑고 싶다)을 위해 최대한 여러 곳을 둘러봤다. 여행을 갔던 시점은 지난해 7월로 베트남 역시 가장 더운 시기라 비수기에 해당한다. 날은 덥고 비도 오지만 비수기인 탓에 가격은 싸다.
크루즈 타고 하롱 베이 둘러보기
하롱 베이 크루즈 투어는 본인이 선호하는 여행 스타일에 따라 3~4곳으로 나뉜다. 첫 번째 코스는 전통 명소 중심 코스로 하롱 베이 대표 관광지를 포함한 가장 대중적인 루트다. △승솟 동굴 △티톱 섬 △루온 동굴(카약 체험) 등이다. 하롱베이 대표 명소를 처음 경험하는 여행자에게 적합하지만 단점은 단체 관광객이 많고 다소 혼잡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코스는 역사와 문화를 중심으로 한 코스다. △하롱펄 농장 △호동띠엔 동굴(요정의 동굴) △메콩델타 스타일의 수상마을 등이다. 상대적으로 덜 붐비고 체험과 역사적인 배경에 관심 많은 사람에게 적합하다.
세 번째 코스는 조용한 자연 중심의 힐링 루트다. △반짜이 해변 △베이투롱베이 △카약 체험 등이 가능하다. 관광객이 거의 없는 외곽 지역을 주로 탐험하며 커플,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적합하다. 프라이빗 크루즈나 고급 투어에 많이 포함되는 코스다.
필자는 하롱 베이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첫 번째 코스를 택했다. 3~4일 전 여행 액티비티 앱(클룩)을 통해 1데이 투어를 예약했다. 당일 아침에 호텔 픽업 후 단체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중간에 휴식 겸 보석을 파는 상점에 내려 잠깐 시간을 보내고 하롱 국제 크루즈 항구에 도착했다. 항구에는 수 많은 크루즈 배가 대기하고 있는데 도착해서 점심을 먹는다. 계란 말이, 찐 새우 등 반찬과 밥을 먹는데 딱히 훌륭하진 않고 허기를 채우기 좋은 정도다. 점심을 먹고 크루즈 옥상으로 올라가서 일광욕을 하고 간단하게 음료와 과일 등을 추가로 먹을 수 있다. 사진을 찍고 같은 테이블의 외국인 관광객과 말을 섞었다.
하롱 항구의 모습. 사진=이환주 기자
하롱 베이 크루즈 점심 상. 사진=이환주 기자
하롱 베이 크루즈 꼭떼기 층의 모습. 사진=이환주 기자
강남역 방불케 한 승솟 동굴 인파
크루즈가 처음 내린 곳은 승솟 동굴이었다. '서프라이즈 동굴'로도 알려진 이곳은 다양한 모양의 석순과 종유석으로 유명하다. 하롱베이에서 가장 큰 동굴 중 하나다.
승솟 동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해변 지역에 인접한 철제 계단을 통해 관광객이 순차로 입장해야 한다. 7월 뙤약볕 아래에서 철제 계단 아래로 죽 늘어선 관광객은 퇴근 시간 강남의 지하철 역을 방불케 했다. 양산으로 가려도 햇볕이 그늘 막을 뚫고 얼굴을 찌를 정도로 더운 날씨였다. 좀처럼 줄지 않는 줄을 바라보면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행스러웠던 것은 초반의 정체 구간을 지나 막상 동굴에 들어서게 되면 안쪽부터는 공간이 꽤 여유롭다는 것이다.
동굴 안은 나름 선선해서 둘러 보기에도 좋았다. 중고등학교 시절 과학책에서 봤던 석순과 종유석 등의 동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처음 봤다면 꽤나 인상적인 경치였겠지만 전날 방문했던 닌빈과 살짝 겹치는 느낌도 있었다.
실제로 승솟 동굴 이후 진행된 카약 체험 역시 전날과 거의 흡사했다. 카약에 올라타 거대한 암석 지역의 하단부로 카약을 타고 지나치는 것 역시 비슷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카약과 스노클링 같은 체험은 좋아해서 나쁘지는 않았다.
승솟 동굴 입구로 들어가는 계단에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승솟 동굴의 내부 모습. 사진=이환주 기자
승솟 동굴의 내부 모습.
루온 동굴 카약 체험 중 석회암 지대를 지나고 있다. 사진=이환주 기자
카야킹을 즐기는 관광객들.
티톱 섬에 올라 하롱 베이 전경 감상하기
하롱 베이 투어의 마지막을 티톱 섬이었다. 크루즈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거대한 남성의 석조 동상을 만날 수 있다. 구소련의 우주비행사 '게르만 티토프'로 섬의 이름인 '티톱'도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1935년 출새, 2000년 사망한 그는 인류 역사상 두 번째 우주인이다. 참고로 첫 번째 우주인은 유리 가가린이다.
그는 1961년, 보스토크 2호를 타고 지구를 17바퀴 돌며 약 25시간 우주 비행했다. 1962년 호찌민 주석의 초청으로 베트남을 방문했던 게르만 티토프는 하롱베이를 함께 여행했다. 호찌민은 그 우정을 기념해 당시 이름 없던 섬에 그의 이름을 따 티톱 섬으로 명명했다.
티톱 섬에 당도해서 하롱 베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꼭대기로 올라갔다. 이미 체력이 어느 정도 소진된 상태긴 했지만 정상이 있는데 오르지 않는 것도 아쉬워서 정상을 찍고 왔다. 잠깐 해변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워졌지만 소금물에 몸을 담고 샤워하는 것도 귀찮아서 잠시 음료수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크루즈로 돌아와서 다시 버스를 타니 석양이 지고 있었다. 한참을 잔 뒤에 호찌민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은 MET이라는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먹었다.
식당에서 한 유럽 관광객이 음식을 먹다 쇼크성 알레르기 반응으로 쓰러지는 해프닝이 있었는데 후에 119가 오며 큰 탈 없이 마무리 됐다. 소란스러워서 한동안 지켜봤는데 유튜브 영상 같은 것을 찍는 녀석들이 일부로 장난을 친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디저트로 TV에 나왔던 카페에서 음료를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티톱 섬에서 볼 수 있는 게르만 티토프의 동상. 사진=이환주 기자
티톱 섬 정상에서 바라 본 하롱 베이의 모습. 사진=이환주 기자
하노이에 분점이 많은 MET 레스토랑의 음식. 사진=이환주 기자
하노이 7박 8일 주요 일정 및 동선 |
데이 |
일정 |
1 |
하노이 공항-사파 이동(슬리핑버스)-저녁(헬로 베트남)-사파 산책 |
2 |
아침(포 민)-글래스 브릿지-론리 트리-실버 폭포-모아나사파-점심(호박 삼계탕)-카파 카페-저녁(족발) |
3 |
아침(카페)-판시판 산-점심(패밀리 식당)-깟깟 마을 -미스트 카페-저녁(철갑상어 샤브) |
4 |
아침(반미)-하노이 이동-저녁(4P 피자)-망고 빙수-녹손 사원-카페 지앙(에그 커피)-철도 거리 |
5 |
그랜드 월드 하노이-점심(오바마 분짜)-호아 로 감옥 박물관-롯데몰 웨스트레이크 |
6 |
닌빈 투어-호아 루-땀꼭-무아 동굴-연꽃 호수-저녁(반미25)-맥주 거리 |
7 |
하롱 베이 크루즈 투어(2번 루트)-승솟 동굴-카약-티톱 섬-저녁(MET) |
8 |
노트 카페-성 요셉 대성당-문묘-하노이깃발-탕롱황성-쩐꾸옥 사원-점심(코너 푸드)-레전드 카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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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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