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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차세대 TPU, HBM 용량 6배…AI 경쟁 SK하닉·삼성전자 '미소'

구글 차세대 TPU, HBM 용량 6배…AI 경쟁 SK하닉·삼성전자 '미소'
구글 7세대 TPU 아이언우드(구글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구글 차세대 TPU, HBM 용량 6배…AI 경쟁 SK하닉·삼성전자 '미소'
구글 TPU 제품의 기술 사양(구글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구글이 인공지능(AI) 추론에 특화된 차세대 '텐서 프로세싱 유닛'(TPU)을 공개하면서 AI 반도체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전 세대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용량을 6배, 대역폭을 4.5배 늘려 HBM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수요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클라우드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연례 콘퍼런스 '넥스트 25'에서 7세대 TPU인 아이언우드를 발표했다.

구글, AI 서비스 최적화된 하드웨어 설계…HBM 용량·대역폭↑

TPU는 AI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주문형 반도체(ASIC)로, 다양한 용도에 활용할 수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달리 오직 AI 연산에만 특화됐다.

구글은 AI 데이터센터를 지으며 엔비디아의 GPU를 대량으로 사들이면서도 자사의 AI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최적화된 하드웨어를 직접 설계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센터의 전력 소모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대폭 상향된 아이언우드의 메모리 사양이 주목받는다. 아이언우드 칩 하나당 탑재되는 HBM 용량은 192GB로 이전 세대 '트릴리움'의 32GB 대비 6배 증가했다. HBM 대역폭도 이전 세대보다 4.5배 증가한 칩당 7.2TBps다.

엔비디아의 현재 주력 AI 가속기인 블랙웰 시리즈 'B200'과 비슷한 수준의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이다. 구글이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인 아이언우드의 정확한 HBM 사양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B200과 마찬가지로 5세대 HBM(HBM3E)이 탑재될 가능성이 크다.

구글은 최대 9216개의 TPU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세계 최대 슈퍼컴퓨터인 '엘 캘피탄'보다 24배 이상의 컴퓨팅 성능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AI 추론에는 일반적으로 학습보다 낮은 범위의 메모리 대역폭을 요구한다고 알려졌지만, 추론 작업의 복잡성이 증가하면서 이전 세대보다 대폭 증가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 109조 투자, HBM 매입에도 지출…고객사 다변화

구글이 차세대 TPU의 메모리 성능을 대폭 강화한 것은 HBM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은 지난 2월 750억 달러(약 109조 원)의 자본지출(CAPEX) 계획을 밝혔는데,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 행사에서 이를 재확인했다.

그는 "올해 자본 지출은 AI 컴퓨팅 요구와 클라우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데이터 센터 및 서버 용량 확장에 집중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 전반에 걸쳐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해 투자 비용이 증가할 수 있지만, 이와 별개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구글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들이 자체 AI 칩을 설계하고 있고, 그중 앞서 있는 구글이 올해 엔비디아에 이어 2위의 HBM 수요처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존에는 엔비디아가 HBM 수요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SK하이닉스가 해당 물량 대부분을 공급해 왔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구글 등으로 고객사가 다변화되면 HBM 후발주자인 삼성전자, 마이크론으로서는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가 될 수 있다. 고객사 입장에서는 핵심 부품인 HBM을 복수의 기업으로부터 공급받아야 안정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고 가격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기업 입장에서 고객사가 많아지고 시장 저변이 넓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직접적으로 공급량이 확대될지는 알 수 없지만, 업계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