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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름 놨지만..." 美 휴대폰, 반도체 등 상호관세 제외

휴대폰, 컴퓨터, SSD, 메모리 모듈 등
상호관세서 전격 제외..美 경기둔화 우려 반영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상호관세 피해 줄일 듯
단, 반도체 품목별 관세 방침에 불확실성 여전

"한시름 놨지만..." 美 휴대폰, 반도체 등 상호관세 제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각료회의를 열고 발언하는 모습.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이 스마트폰, 메모리 칩, 컴퓨터 등을 상호관세 제외를 발표했다. 아이폰 가격 폭등 가능성 등 상호관세를 둘러싼 시장의 우려를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에서 약 90%를 생산하는 미국 애플을 필두로, 베트남에 스마트폰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메모리 모듈 공장을 가동 중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이 이번 조치로 일단, 상호관세 폭격을 피해가게 됐다. 다만, 반도체의 경우, 국가별 관세와 별개로, 품목별 관세 부과가 예고돼 있어, 미국의 관세망에서 완전히 제외될 지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은 12일(현지시간)'특정 물품의 상호관세 제외 안내'를 공지했다. 제외 대상은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컴퓨터 프로세서, 메모리칩,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이다. 상호 관세 부과로 미국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제품 가격 상승으로 미국 국민의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PC 소비 둔화 가능성이 다소 낮아지면서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조치로 삼성전자, 애플, 델, 엔비디아, TSMC 등은 일단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미국은 현재 중국에는 125%를, 그 외 국가에는 10%의 상호관세를 각각 부과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휴대폰, 노트북, 반도체칩(메모리칩, 낸드플래시) 등에서 상호관세 폭탄을 빗겨가게 됐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SSD,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에서, 마이크론은 메모리 모듈 등에서 관세피해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표 당시, 반도체는 품목별 관세부과를 이유로, 상호관세에서 일단 제외하면서도, 메모리 모듈과 낸드인 SSD는 상호관세 부과대상으로 분류했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선 일단 "한시름 놨다"는 반응이 나온다.

다만, 반도체는 아직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힌 상태는 아니다.
미국은 여전히 반도체 품목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품목별 관세부과 방침을 거두지 않고 있어, 막판까지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 및 통상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끼칠 경우 긴급하게 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미국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을 활용해 철강 및 자동차에 각 25%의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