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과시장 4년뒤 313조
국내 기업들 해외영토 확장 가속
美관세 피해 中·印에도 전략 거점
"K컬처 넘는 유통·홍보 전략 필요"
‘해외 수출 1조원 시대'를 연 국내 제과업계가 국내외 공장 신증설과 법인 설립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인구 감소와 소비위축 등으로 침체된 내수시장을 벗어나 K스낵이 글로벌 간식문화로 확실히 자리잡는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특히 스낵의 본고장인 미국은 물론 최근 트럼프 정부의 관세폭탄에서 자유로운 중국, 인도, 유럽이 K스낵의 4대 핵심 전략지로 좁혀졌다.
■K스낵 열풍에 해외생산 확대
13일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제과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까지 약 313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2022년 약 253조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24% 성장하는 셈이다.
글로벌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주요 국내 제과사들이 해외 시장 판로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해외진출 전략 국가로 정한 인도 시장에 힘을 싣고 있다. 인도는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이라는 점과 최근 미국의 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우선 지난 2월 준공된 인도 푸네 신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하리아나 공장을 통해 빼빼로 브랜드를 현지 생산해 인도 내 롯데 브랜드의 입지를 확장하기로 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 2004년 인도 제과기업 '페리스(롯데 인디아)'를 인수하면서 국내 제과업체 중 처음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해외 수출액은 1949억66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1.50% 증가했다.
오리온 역시 미국을 비롯해 중동, 아프리카, 동유럽 등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오리온 한국 법인은 국내 공급 확대와 미국 등 늘어나는 수출물량에 대한 제품 공급력을 확대하기 위해 올해 충북 진천에 생산·포장·물류 통합센터를 착공한다.
베트남 법인은 올 상반기 중 하노이 옌퐁 공장 신·증축을 완료하고, 쌀과자 생산라인 등을 증설한다. 연내 포장라인 및 물류센터를 포함한 제3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특히 중동과 아프리카 시장도 적극 공략한다. 러시아 법인은 초코파이 생산라인 가동률이 130%에 이르는 등 현지 수요가 계속 증가함에 따라 트베리 공장을 신축할 방침이다. 이 외에도 중국 법인은 다양한 파이·스낵 제품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인도 법인은 2021년 인도 라자스탄 지역에 생산공장을 신축하고, 인도 시장 공략에 나섰다.
■K컬처 의존도 낮추고 홍보 강화해야
해외 법인 없이 내수·수출 위주로 사업을 추진하던 크라운해태도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완공한 충남 아산 신공장을 통해 주요 제품의 물류 경쟁력을 키우기로 했다. 아산 신공장은 죠리퐁, 콘칩 등 주력 스낵상품을 생산한다. 평택항과 가까운 해태제과 아산 공장과 함께 수출 전진기지로 삼을 계획이다. 크라운해태는 중국 법인을 철수한 뒤 현재까지 별도의 해외 법인은 두지 않고 있다.
라면과 함께 새우깡 등 과자사업도 확대 중인 농심은 유럽 시장 진출 강화를 위해 네덜란드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이로써 농심 해외 법인은 일본, 캐나다, 베트남, 호주에 이어 5개로 늘었다. 해외 생산법인은 미국(로스앤젤레스 1·2공장), 중국(상하이·칭다오·선양·옌볜)이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필리핀 등 총 12개 해외공장과 미국 등 7개 해외법인을 운영 중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 확장을 검토 중"이라며 "다만 현재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K스낵의 해외 시장 안착을 위해 K컬처 의존도는 줄이고, 유통·홍보 채널을 다각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에밀 파지라 유로 모니터 아시아 푸드 인사이트 매니저는 "현재 한류는 K컬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시간이 지나 안정기에 접어든 뒤에도 안착하지 못할 경우 주목도는 점차 희미해질 수 있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다양한 시장 세그먼트와 소비 상황에 맞춰 포지셔닝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스낵도 이제는 넷플릭스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며 "기존에 영화, 드라마 등에서 우연히 노출되는 것이 아닌, 전략적 의도를 갖고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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