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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다양한 가족의 든든한 동반자, 가족센터

[차관칼럼] 다양한 가족의 든든한 동반자, 가족센터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
여성가족부가 오래전 '가족'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설문조사한 적이 있다. 그 결과 1위는 '사랑'이었다. 올림픽 등 각종 시상식의 수상소감 대부분이 가족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표현임을 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족은 우리 삶의 중심이고 힘의 원천이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가족으로 인해 상처받고 어려움을 겪는 것도 사실이다. 위 조사에서도 일부는 '상처' '오해' '고통' 등 부정적 어휘로 채워져 있어 가족에 대한 어두운 이미지 또한 존재했다. "가족은 귀찮은 행복이다"라는 일본 어느 신문사 광고 문구처럼 가족관계는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 특히 현대의 가족이 다양한 형태로 재편되면서 갈등과 위기 상황도 더욱 복잡해져 개인의 노력만으로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도 많다.

이처럼 크고 작은 도움이 필요한 가족을 위해 손을 내미는 곳이 있다. 바로 '가족센터'이다. 가족관계 증진과 생활안정을 돕기 위해 상담, 교육, 문화프로그램 등 다양한 가족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지난해 800만명 넘게 가족센터를 통해 삶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덜어냈고, 의미 있는 변화를 경험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곁에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머물고 있었음을 알게 됐습니다." 네 자녀를 홀로 키우는 한 아버지의 떨리는 고백이다. 이혼 후 생계유지만으로도 벅찼던 그는 가족센터가 또 하나의 가족이 됐다고 했다. 보듬매니저가 아이의 학교적응과 학습문제에 도움을 줬고, 가족나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평소 엄두도 내지 못했던 가족여행의 기회를 가졌다. 육아로 지친 할머니를 위한 감정코칭도 지원받아 무너질 것만 같았던 가족이 당당히 설 수 있게 됐다며 '온가족보듬사업'에 감사를 표했다.

가족센터의 '온가족보듬사업'은 말 그대로 우리 사회의 모든 가족을 품에 안는 따스한 사업으로 취약·위기 가족에게 상담, 일시 돌봄 등 생활도움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한다. 과거에는 다문화가족, 청소년 한부모, 1인 가구 등 대상별로 구분해 지원했으나 이런 방식으로는 복합적 위기를 겪는 가정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 이에 지난해부터 사업 간 칸막이를 없애고 전담인력인 보듬매니저가 가정의 상황에 필요한 서비스를 파악, 유연하게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8800여 가족이 도움을 받았으며 앞으로는 위기임산부, 조손가족 등도 적극 발굴해 꼭 필요한 곳에 따스한 온기를 전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혼으로 갑작스러운 환경변화를 겪는 자녀들이 비양육부모와 교류할 수 있도록 면접교섭서비스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함께 살지 않는 부모와도 지속적으로 연결돼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또 비양육부모에게도 자녀와의 관계 개선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한 비양육부모는 우리 아이에게만큼은 단 하나뿐인 부모임을 깨닫게 됐다며 가족센터의 면접교섭서비스를 다른 이들에게 추천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만나, 봄 센터'를 확대해 전국 85개소에서 비양육부모와 자녀의 만남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또 가족센터를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행복출산 원스톱 서비스나 생계급여 등을 신청할 때 가족센터 서비스도 함께 신청할 수 있도록 연계했고, 법률을 개정해 가족센터의 법적 근거와 주기적인 평가를 도입하는 등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제도를 보완하고 있다. 앞으로도 종사자 역량을 키우고 전문성을 높이는 노력을 통해 가족센터의 서비스 질을 제고해 나갈 것이다.

가정 내 갈등이나 경제적 어려움, 돌봄공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가까운 가족센터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은 어떨까. 전국 244개 가족센터가 온 가족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