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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中企, 폐업 내몰리나...최저임금 논의 앞두고 시름

中企 최저임금 비상
22일 내년도 최저임금 첫 회의
노사 각각 인상-동결 주장할듯
지역·업종별 차등화 목소리도

벼랑끝 中企, 폐업 내몰리나...최저임금 논의 앞두고 시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원을 넘어 이미 큰 부담입니다. 추가적인 인상은 감당하기 어렵습니다."(인천 주물업체 임원)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가 임박하면서 중소기업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도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에서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 간 팽팽한 의견대립이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침체 장기화 영향으로 중소기업들은 벌써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논의에 착수한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사용자위원은 동결을, 근로자위원은 물가상승률 이상 인상을 요구할 전망이다. 최저임금위원회 첫 회의는 오는 22일 개최된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 사이에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될 경우 경영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가장 우려되는 노동시장 현안'에 대해 절반에 달하는 47.2%가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 2위인 '중대재해에 대한 법원 판결'(35.2%) 응답과 무려 12.0%p 차이를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기업 경영난을 심화시켜 폐업을 부추길 수 있다. 파이터치연구원에 따르면 최저임금 1% 증가 시 종업원 4인 이하 중소기업 폐업률은 0.77% 증가한다. 최저임금을 기초로 인건비를 지급하는 중소기업이 증가한 부담을 상품 가격에 전가하면서 가격경쟁력을 잃어 폐업률이 상승한다는 논리다. 올해 최저임금은 1만30원으로 처음으로 1만원을 넘었다. 지난 2020년 859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연평균 3.15% 상승한 셈이다.

중소기업과 함께 사회적 약자로 꼽히는 소상공인 역시 우려를 드러낸다. 실제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실시한 '폐업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폐업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86.7%가 '수익성 악화'를 꼽았다. 특히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 원인으로 절반에 달하는 49.4%가 '인건비 상승'을 지적했다.
경상권 폐업 소상공인은 54.9%가 인건비 상승을 지적, 서울 등에 비해 지방에 위치한 소상공인들이 최저임금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은 지역별·업종별로 구분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안 좋아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최근 중소기업·소상공인 경영난이 심화하는 추세"라며 "중소기업·소상공인 위기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으니,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소폭 인상하는 수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