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미리 보는 '남원 춘향제'...30일부터 7일간 '난장' 펼친다

미리 보는 '남원 춘향제'...30일부터 7일간 '난장' 펼친다
지난해 남원 요천변에서 열린 춘향제 개막식 불꽃놀이. 남원시 제공

퀴즈부터 하나 풀어보자.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축제는 다음 중 어떤 것일까? ①강릉 단오제 ②남원 춘향제 ③전주 풍남제 ④진주 개천예술제. 정답은 2번 남원 춘향제다. 축제의 기원을 따져보면 고려시대 이전부터 행해진 것으로 추정되는 강릉 단오제가 가장 오래 됐지만, 근대적 의미의 지역축제로 제일 먼저 자리를 잡은 건 지난 1931년 시작한 남원 춘향제다. 참고로 단오날에 맞춰 열리는 전주 풍남제는 1959년에, 국내 최고(最古)의 지역 예술제로 알려진 진주 개천예술제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듬해인 1949년 처음 시작됐다.

올해로 95회째를 맞이하는 남원 춘향제가 오는 30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내달 6일까지 7일간 전북 남원 광한루원과 요천변 일대에서 열린다. 5월 1일 근로자의날에서 대체공휴일인 6일까지 5월 황금연휴와 정확히 겹치는 시기다. 고전소설 속 춘향과 몽룡은 3월 삼짇날 광한루에서 처음 만났지만, 지난 1931년 광한루 동쪽 대나무숲에 춘향사당이 완공되면서 올린 첫 제향(祭享)이 단오날이어서 이후 춘향제는 매년 5월 열리고 있다.

미리 보는 '남원 춘향제'...30일부터 7일간 '난장' 펼친다
미리 보는 '남원 춘향제'...30일부터 7일간 '난장' 펼친다
지난해 열린 '글로벌춘향선발대회'. 남원시 제공

‘춘향의 소리, 세상을 열다’를 주제로 7일간 150여개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될 이번 축제의 최대 하이라이트는 개막식 전날인 오는 30일 열리는 '글로벌춘향선발대회'다. 춘향선발대회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축제 마지막 날 대미를 장식했지만 올해부터는 축제 첫날 대회를 개최해 여기서 뽑힌 새로운 춘향이들이 해당 연도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또 춘향의 가치를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참가 범위를 미국·캐나다 등 해외 5개국으로 확대하고, 참가 연령도 기존 26세에서 29세로 높여 더 많은 이들이 대회에 참가해 기량을 뽐낼 수 있게 했다.

널리 알려져 있는 것처럼 소위 '미스 춘향'으로 불리는 이 대회 수상자들은 전북 남원은 물론 대한민국를 대표하는 인물로 활동하며, 특히 문화예술계와 방송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쳐왔다. 누구나 알만한 이 대회 출신으로는 영화 '서편제'로 유명한 국악인 오정해를 비롯해 탤런트 박지영·윤손하·이다해·장신영, 아나운서 윤태진·강아랑 등이 있다. 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시즌1에서 한미녀 역으로 주목을 받았던 배우 김주령도 이 대회 출신이다.

미리 보는 '남원 춘향제'...30일부터 7일간 '난장' 펼친다
남원 춘향제 '호남농악 한마당'
미리 보는 '남원 춘향제'...30일부터 7일간 '난장' 펼친다
춘향의 넋을 기리는 '춘향제향'. 남원시 제공

남원이 판소리 동편제의 발상지이자 '춘향가', '흥부가'의 배경지인 만큼 '소리'를 주제로 한 다양한 공연들도 볼거리다. 올 축제의 슬로건 역시 ‘춘향의 소리, 세상을 열다’로, 축제준비위원회는 한국의 소리, 세계의 소리, 소리와 기술이 융합된 융합의 소리를 메인 테마로 100여개 다양한 무대를 꾸민다는 계획이다.

특히 '일장춘몽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축하공연 무대에는 판소리 '수중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범내려온다'로 유명한 이날치밴드를 비롯해 크로스오버 보컬그룹 라포엠, 소리꾼 송소희·유태평양, 가수 최백호·웅산·폴킴·효린·박서진 등이 출연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미리 보는 '남원 춘향제'...30일부터 7일간 '난장' 펼친다
남원 춘향제의 하이라이트 '발광난장 대동길놀이'
미리 보는 '남원 춘향제'...30일부터 7일간 '난장' 펼친다
'발광난장 대동길놀이'에 참여한 외국인 관광객들. 남원시 제공

내달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계속되는 ‘발광(光)난장 대동길놀이’도 이번 축제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의 하나다. 이는 남원시 관내 23개 읍·면·동 주민 5000여명이 직접 참여하는 대규모 퍼레이드로, '춘향전'에 나오는 명장면을 각색한 다양한 퍼포먼스와 세계 각국의 민속공연, 의장대 퍼레이드, 태권도 시범공연까지 더해져 색다른 볼거리와 재미를 선사한다. 퍼레이드는 용성초등학교를 출발해 새마을금고 사거리, 쌍교동성당, 춘향교, 추어향을 거쳐 광한루원 동문까지 약 2㎞ 구간에서 펼쳐진다.

춘향제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한복을 입고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춘향무도회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축제 기간 내내 광한루원에서 진행되는 춘향무도회는 경외상가에서 대여한 한복을 입고, 완월정에서 '춘향전'의 역사적·문학적 의미에 대해 배운 후, 영주각에서 다도를 체험하고, 광한루각에서 판소리 명창의 국악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2시간30분짜리 프로그램이다. 또 무도회를 마친 뒤에는 한복을 입고 춘향과 몽룡이 애틋한 사랑을 나눴던 오작교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인근 월매집에서 펼쳐지는 체험형 전통연희놀이 공연에 직접 참여해볼 수도 있다.

미리 보는 '남원 춘향제'...30일부터 7일간 '난장' 펼친다
청사초롱으로 불을 밝힌 야외 먹거리존. 남원시 제공

남원 춘향제에는 먹거리도 넘쳐난다. 축제준비위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요리전문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더본존 및 바비큐존’을 확대 운영해 '먹는 즐거움'을 배가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지난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남원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착한 먹거리 개발로 130만 인분의 음식을 팔았던 놀라운 성과를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또 축제와 여행을 동시에 즐기려는 방문객들을 위해 춘향제 기간 남원종합스포츠타운, 교룡산 국민관광지, 요천 생태공원, 금암공원 등 9곳에 임시 차박존을 설치해 젊은 캠핑족들에게도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최경식 남원시장은 "지난 1931년 시작한 남원 춘향제는 오는 2030년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면서 "춘향제가 전통 축제에서 글로벌 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춘향'의 가치를 재정립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되는 축제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