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간 기관 투자자 순매수 톱10(3월 17일~4월 17일) |
(억원) |
종목명 |
순매수 대금 |
SK하이닉스 |
9,361 |
LG에너지솔루션 |
3,495 |
KB금융 |
2,345 |
신한지주 |
2,330 |
삼성바이오로직스 |
2,258 |
HD현대중공업 |
2,055 |
삼성전자 |
1,791 |
HD현대미포 |
1,748 |
알테오젠 |
1,722 |
한화오션 |
1,44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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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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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기관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3조6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하면서 수급 주체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관세 부과와 미·중 갈등 등 대외 리스크에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서 '큰손'으로 등극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3월 17일~4월 17일) 동안 기관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4조11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2조3566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은 8조734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 실현성 매물이 쏟아지는 가운데, 기관의 유입 자금은 증시 하단을 방어하는 주요한 완충재 역할을 했다.
기관의 매수세는 소위 '믿을 만한 대형주'에 집중됐다. SK하이닉스에 9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두 번째로 많은 기관 자금이 몰린 LG에너지솔루션의 순매수 자금 3495억에 비하면 3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IBK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D램 시장 내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라면서 "아직 공식적인 실적 발표 전이지만 올해 1·4분기 D램 점유율은 1위를 달성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또 "고대역폭메모리(HBM) 입지는 올해에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인공지능(AI) 중심으로 메모리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NAND)에서 차별화된 실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기관은 이 외에도 KB금융(2345억원), 신한지주(2330억원) 등 금융주에 베팅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2258억원) 등도 바이오 업종도 기관의 선택을 받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업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기술주 반등 기대감이 유효하고, 금융주는 금리 정점 통과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과 배당 매력이 부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주는 경기 방어주로서의 성격을 갖춰 포트폴리오 안정성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는 여전히 미·중 간 상호 관세 부과 조치, 중동 지역의 전운 고조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투자심리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 전반이 ‘방향성 없는 혼조장’에 머무르면서 기관의 대규모 매수도 가시적인 수익 실현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기관의 매매 동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 접근성과 분석 능력, 리스크 관리 체계 등에서 개인 투자자보다 우위를 갖는 기관의 투자 방향이 결국 시장의 중장기 트렌드를 반영한다는 시각에서다.
특히 연기금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4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기관 전체 순매수 자금 중 연기금이 사들인 비중만 2조원을 넘어섰다.
신한투자증권 강진혁 연구원은 "국내 연기금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대 수익률을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라며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이 크게 낮아진 상태에서 목표 비중과의 괴리를 메울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추세추종보다는 저점 매수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며 "연기금 수급을 본다고 할 때 얼마나 더 오를지에 주목하기보다 시장의 하단을 추정하고 확인하는데 의의가 있다"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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