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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전략 조언한 美 전문가들 "AI·에너지 협력이 기회"[한미 다음주 관세협상]

상의, 산업협력 컨퍼런스 개최
"AI용 GPU 기술 함께 개척해야"
"美 선박 현대화에 韓 도움 필요"
국내 전문가들도 파트너십 강조
"양국 역량 결합땐 시너지 클것"

생존전략 조언한 美 전문가들 "AI·에너지 협력이 기회"[한미 다음주 관세협상]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 겸 국가투자협력대사(가운데)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5회 한미산업협력 컨퍼런스에 참석해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양국의 방산·조선·에너지·AI반도체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뉴스1
"한국은 미국이 제안한 인공지능(AI) 확산 규제 상위그룹에 포함된 몇 안 되는 나라다. 규제를 받는 중국·인도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마틴 초르젬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한미 간 전략적 방위산업 개발 및 생산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양국 조선업체들이 협력해 미국 내 조선인력을 양성하는 데에도 힘써야 한다."(로버트 피터스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전 세계적인 AI반도체, 조선·방산, 에너지 전문가들이 한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응방안으로 '미국의 아픈 손가락'을 챙기는 협력을 꼽았다. 이들은 양국이 서로에게 '좋은 파트너'임을 강조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세 변수 있지만 한미 협력 중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미협회는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본관에서 한미산업협력 컨퍼런스를 열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시기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이날 행사에는 영상으로 참여한 마틴 초르젬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로버트 피터스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을 비롯해 최중경 한미협회 회장 겸 국가투자협력대사와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마크 W 메네제스 미국 에너지협회(USEA) 대표이사 회장, 제임스 김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글로벌 산업계 전문가들은 이날 "관세 등 변수가 있지만 미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가장 강조했다.

AI·반도체 전문가들은 AI 파운데이션 모델 협력과 응용 서비스 강화를 주문했다. 초르젬파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미국의 규제를 덜 받게 되면서 미국의 기초모델을 바탕으로 다양한 AI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미국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해 실제 모델을 배포할 기회를 갖게 됐다"며 "한미 간 협력은 AI용 GPU 기술의 최전선을 계속해서 함께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상대적으로 약점을 보이는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피터스 연구원은 "미국이 존스법을 폐지하고 한국과 협력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스법은 미국 내 항구 간 물품 및 승객 운송에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인이 소유·운항하는 선박을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연안무역법의 한 조항이다. 그는 "상호 국방조달협정을 체결해 한국산 무기체계를 더 유연하게 확보해야 한다"며 "미 해군 조선소의 현대화, 그리고 한국산 선박 도입을 통해 미국 해운업계의 노후선박을 교체하는 등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가 메네제스 회장은 "한국과 미국의 에너지 전문가들 모두가 지금이야말로 양국이 정책을 조율하고, 공동연구와 상호 투자 기회를 발굴해야 할 시점이라는 데 동의한다"며 "그 대상에는 원자력 기술, 탄소 포집, 풍력과 태양광, 지열 에너지, 수소 에너지가 포함된다"고 전했다.

■국내 전문가들 "시너지 효과 기대"

국내 전문가들도 이들의 의견에 동의했다.
김창욱 BCG MD파트너는 "미국이 선도하고 있는 AI 모델을 한국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게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대급부로 AI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때 설비투자 비용을 분담하거나, GPU를 임대해주는 방식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우만 HD현대중공업 상무도 "향후 30년간 364척의 새로운 함정을 건조하겠다는 미국 해군의 계획은 현재의 건조역량을 보면 상당히 도전적인 과제"라며 "한국이 미국 함정의 유지·보수·정비(MRO) 지원을 본격화하고 건조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면 미 해군의 전투 준비태세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중경 대사는 "한국의 생산역량과 미국의 첨단기술력이 결합되면 양국은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한국을 안보 및 외교적 파트너를 넘어 경제·산업의 핵심 협력국으로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