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 회사채 잔액 2.34조
SK이노·GS칼텍스 3개월 내 만기 3100억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관세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석유화학' 업계의 '빚 돌려막기'가 현실화 되고 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또는 회사채 차환으로 기존 채권 상환에 급급한 모습이다. 향후 신용등급 하락까지 이어질 경우 회사채 발행 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나 악순환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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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오일뱅크·SK이노·GS칼텍스, 회사채 잔액 5.7조
1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의 회사채 잔액은 총 2조3400억원으로 당장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차례로 회사채 만기 총 1600억원어치가 돌아온다. 모두 2018년~2020년 사이 발행했던 물량이다. 이어 내년에만 65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CP잔액은 4000억원에 이른다. CP 만기는 주로 10일내 및 3개월 이내로 초단기채가 주를 이룬다.
SK이노베이션의 회사채 잔액은 총 2조920억원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이 2022년 7월 27일에 2600억원 규모로 발행한 회사채 'SK이노베이션11-1'은 오는 7월 25일 만기다. 내년에는 7300억원 규모의 만기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3개월 내 돌아오는 기업어음(CP) 잔액도 5500억원 수준이다.
GS칼텍스가 2015년 4월 28일에 500억원 규모로 발행한 회사채 GS칼텍스의 회사채 잔액은 1조2700억원 수준이다. 500억원 규모 'GS칼텍스135-3'은 이달 28일에 만기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를 합한 3개월 내 회사채 만기는 3100억원에 달한다. 내년 만기 도래 규모는 3900억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아이지이는 SK E&S 자회사 시절인 2022년 4월 1300억원 규모 아이지이 제1~2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녹색채권)를 이자율 4.011%로 발행했는데 오는 22일 만기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시황 반등이 더딘 상황에서 본업이 악화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 순차입금이 29조원에 이른다. DB증권은 올해 34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3월 14일(현지 시각) SK이노베이션 신용등급을 투자 적격 등급인 ‘Baa3’에서 투자 부적격 등급인 ‘Ba1’으로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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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회사채 시대 끝났다… 석유수요 부진 장기화
전문가들은 석유화학 업종은 그동안 1%대 회사채를 찍어 버텼지만 이제 차환을 통해 3~4%대로 버텨야 되는 시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영업이익을 고려했을 때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은 것이다. 일부 부문 매각을 넘어 '빅딜'을 통한 질서있는 통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DB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정유의 단기 부진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석유 수요 전망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4월 관세 부과 이슈로 침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승재 DB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정제설비의 36%를 차지하는 중국, 미국은 모두 정제설비 가동률, 수요 지표가 동시에 악화되고 있다. OPEC+의 예상하지 못한 증산 확대 결정으로 단기 수급은 과잉 확대가 예상된다"며 "글로벌 정제설비 부담이 크게 줄었으며 유가가 하락함에도 수요·정제마진이 반등하지 못해 단기 정유 실적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배럴당 70달러 유가에서 석유수요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오히려 유가 하향 안정화 이후 수요 개선을 기대하나 유가 조정 시 단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신규 회사채 발행은 기존 회사채 막는 차원으로 사용한다"며 "SK이노베이션 회사 자체에는 자금이 있지만 회사채 상환용으로 쓸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 발행은 만기 회사채를 갚기 위해서 발행한 것이 맞다"면서도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현금 유동성 리스크를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단기 차입금을 적절한 비율로 관리하는 경향이 있고, GS칼텍스도 적정 수준의 사내 보유 현금 유지를 위해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김현정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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