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첫 줄 오른쪽 두 번째)이 2023년 4월 인도네시아 땅그랑 공장에서 냉장고 등의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LG전자
【자카르타(인도네시아)·하노이(베트남)=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통신원·김준석 기자】LG전자 인도네시아 법인이 에어컨 생산능력 확충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내수와 인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중동 지역까지 공급망을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앞서 LG전자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 속 '글로벌 사우스'에서의 성장 모색에 나섰다.
인도네시아는 LG전자의 핵심 '글로벌 사우스' 국가로 꼽힌다. LG전자는 인도네시아 내 2개의 생산기지(치비뚱·레곡)은 물론 연구·개발(R&D)법인까지 신설하며 인도네시아 내에서 제품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하는 등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인니·아세안·중동 에어컨 시장 겨냥...연 180만대 생산"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인도네시아 법인은 인도네시아 브카시에서 현지 주문제작업체(OEM) 생산 확대 발표식에 참석했다. 해당 OEM 업체의 신공장은 자카르타 외곽 브카시 치비퉁 지역에 위치하며, 약 3만2000㎡의 부지에 건설된다. 주거용 및 상업용 건물용 에어컨을 생산하는 에어컨 전용 라인으로 꾸릴 예정이다. 초기 투자액은 약 2200만달러(약 312억4880만원)이 투자됐으며, 첫 해 약 180만대 에어컨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몇 년 내 생산 능력을 두 배로 확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신공장은 연내 완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상철 LG전자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2025년 인도네시아 진출 35주년을 맞아, 우리는 인도네시아 내 운영 확대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다시금 실천에 옮기고 있다"며 "이 공장은 인도네시아 국민에 대한 우리의 실질적인 지원을 상징하는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 법인장은 "LG는 전 세계 모든 생산시설에 동일한 한국 품질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도 생산 공정의 모든 단계에서 엄격한 품질 관리를 시행해 최고의 성능, 에너지 효율, 그리고 뛰어난 내구성을 보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LG전자는 현재 인도네시아 탕에랑에 위치한 레곡 공장에서 가정용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을 생산하고 있다. 1995년 설립된 브카시 치비퉁 공장에서는 TV, 모니터, 디지털 사이니지 등 디스플레이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LG전지는 아세안 지역에서의 에어컨 시장 리더십 확보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전자, '글로벌 사우스' 전략 박차
이날 행사에 참석한 파이솔 리자 인도네시아 산업부 차관은 "이번 신규 에어컨 공장이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수출 시장 확대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정부에 따르면 가정용 에어컨은 인도네시아가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전자제품 중 하나다. 2024년 해당 제품의 수입액은 4억2046만 달러에 달했다. 전년 대비 9% 감소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규모로 인도네시아 측은 에어컨 제조 기반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리자 차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LG전자 인도네시아 법인이 주요 부품, 특히 압축기 등 핵심 부품을 현지에서 생산하도록 장려하고 있다"면서 "이는 국가적 자립성과 공급망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는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 생산 시설을 확대하며 글로벌 위기 돌파에 나섰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사업 기회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LG전자는 글로벌 생산 기지의 중심을 신흥 시장으로 옮기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사우스 지역인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인도 3공장 착공을 내달 시작할 예정이다. 브라질 남부 파젠다히우그란데 지역에도 내년 준공을 목표로 신규 생산 기지를 건설 중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 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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